현금서비스·카드론 등 못 갚는 차주 증가
실질연체율 2% 돌파…건전성 방어 총력
소비지출은 4년 반 만에 최대 폭 감소
실질연체율 2% 돌파…건전성 방어 총력
소비지출은 4년 반 만에 최대 폭 감소

31일 금융당국과 여신업계에 따르면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대출상품 연체 증가로 카드사들의 대손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에만 총 5097억 원의 대손비용을 쌓았다. 작년 상반기(4357억 원) 대비 17% 증가한 규모다. 삼성카드 역시 대손비용이 424억 원 늘었으며, 국민카드는 4억 원 증가에 그쳤지만 작년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4180억 원대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하나카드는 올 상반기 대손비용이 179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771억 원)보다 19억 원 증가하며 순익이 5.5%가량 줄었다. 이 밖에 현대카드도 대손비용이 444억 원 증가했다.
카드사 대손 부담이 커진 배경은 카드론 등 대출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실질 연체율이 2%대에 이르며 최근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악화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사의 올해 상반기 말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실질 연체율)은 평균 1.8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75%)보다 0.10%포인트 나빠진 수치다. 건전성 방어가 시급해지자 여신업계는 분기 말 부실채권 상각·매각 규모를 늘리고 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경우 부실채권 상각·매각 규모를 지난해 상반기 7217억 원에서 올해 7966억 원으로 확대했다.
소비 상황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 소비지출은 4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은 1.2% 줄었는데, 이는 물가 상승으로 늘어난 소비분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소비가 뒷걸음질했다는 의미다. 감소 폭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4분기(-2.8%) 이후 가장 크며, 지난 1분기(-0.7%)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한 것이자 감소 폭도 확대된 것이다.
업계는 당분간 긴축 경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대출 규제로 카드론을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악화가 이어지면서 판관비 등 지출 항목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대손 부담이 커진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는 카드사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