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14개 대학 이과 "2022년 수능 수학 미적분·기하 선택하라"

입시전문가들은 2022학년도 수능은 문·이과 통합형으로 재편되는 첫 시험으로, 많은 수험생들이 미적분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능 수학(나형) 확률과 통계로는 이들 대학 이공계열에 지원할 수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가 29일 확정·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정시 수능위주 전형에서 미적분과 기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대학은 56개대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16개 대학 중 14개가 포함된다.
모집단위(전공)을 보면 고려대 의과대학과 연세대 의예과·치의예과·약학과 등 이공계열 학과가 주로 해당된다. 서울대는 '일부 모집단위'에 한정했다.
교육부는 문·이과 융합교육을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2022학년도 수능부터 공통+선택과목 형태로 체제를 재편한다.
수험생은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선택과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국어는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이고, 수학은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다.
현재 고교 3학년이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 수학은 이과 학생들이 치르는 가형, 문과 학생들이 치르는 나형으로 구분된다.
가형에는 수학I, 미적분, 확률과 통계를, 나형에는 수학I, 수학II, 확률과 통계로 구분된다.
그러나 상위권 대학들은 이공계열 모집단위에서 미적분과 기하만 인정하고 확률과통계를 선택과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올해 수능을 치렀던 이과 학생들은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를 공부했기 때문에 대학 인문 계열과 이공계열에 전부 지원할 수 있는 반면 확률과 통계만을 공부했던 문과 학생들은 이과를 지원하려면 미적분을 새로 배워야 한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자연계열에서도 어려운 기하보다는 미적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과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도 "재학생들의 '기하' 기피 등을 고려하면 중상위권 이상 학생들의 수학 선택과목은 미적분이 거의 대세가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2022학년도 대입부터 약대가 학부 체제로 부활하면서 이공계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약대는 지난 2010년 다른 전공의 학부 2년을 마치고 약학전문대학원에 편입해 4년을 배우는 형태로 전환, 운영됐으나 이공계열 학생들이 대거 약대로 이탈하는 문제점이 드러나 학부체제로 변경됐다.
2022학년도 입시에서 학부 학생을 선발하는 약학대학은 32개다. 서울대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27개 대학(81.3%)이 수능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하고 있다. 인제대 약학과만이 확률과 통계만을 선택과목으로 인정하고 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