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작연대기(75)] 박흥우(바리톤, 리더라이히 대표)의 '슈베르티아데 서울 2026', 19세기 빈 살롱의 전통을 미학적으로 재현
이미지 확대보기가곡의 제국을 건설한 박흥우 바리톤이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1797. 01.31.~1828. 11.19.)를 기리는 공연을 펼쳤다. 2월 하순에서 3월 상순까지 전개된 한울림아트홀에서의 슈베르트 대향연의 구성은 현란하다. 중앙대 재학 중 동아콩쿠르 1위 실력의 박흥우는 음대를 졸업하고 빈(Wien)으로 유학, 비엔나 국립음대의 성악과(리트와 오라토리오과 Diplom)와 오페라과에서 수학했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는 짧은 생애에도 수많은 가곡을 작곡했다. 그는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개척자이며 바흐-모차르트-베토벤의 계보를 잇는 중요한 음악가이다.
공연 날짜별 주제는 다음과 같았다. 2월 26일(목)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Die schoene Muellerin, D.795), 28일(토) ‘겨울나그네’(Winterreise, D.911), 3월 2일(월) ‘슈베르트, 봄에 울리다’(Schubert, Klingen im Frühling), 5일(목) ‘10대의 슈베르트’(Schubert in den 10er Jahren), 7일(토) ‘백조의 노래’(Schwanengesang, D.957), 8일(일) ‘20대의 슈베르트’(Schubert in den 20er Jahren), 9일(월) ‘군델호프에서’(Im Gundelhof) 이다. 가곡 연주에 최적화된 130석 규모의 연주 공간은 19세기 빈 살롱의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현하여 슈베르트의 음악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박흥우는 비엔나 국립음대 재학시절부터 유럽 전역 음대의 오디션으로 선발된 솔리스트로서 당시 공산권이었던 유고슬라비아와 그라츠 등에서 베토벤 9번 교향곡을 공연했다. 또한 비엔나 국립방송(ORF)합창단의 정단원 겸 솔리스트로 유럽 전역을 돌며 수많은 솔로 공연의 경험을 쌓았다. 오페라 분야에서도 비엔나에서 리골레토 주역 24회 등 독일 이태리 등지에서 다수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고 비엔나 심포니 오케스트라, ORF 오케스트라, ORF 합창단, 비엔나 소년합창단 외 수많은 연주 단체와 500여 회의 오라토리오 중심 연주회와 음반녹음 방송 출연 등의 경력을 쌓았다.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귀국 후 박흥우는 KBS, 코리아심포니, 서울시립, 인천시립, 수원시립 등 거의 모든 국내 교향악단과 국립합창단 서울시립, 인천, 수원 등 국내의 거의 모든 시립합창단, 모테트합창단 등 수많은 연주회를 소화하고, 독일 가곡 중심의 독창회 80여 회(2012년 현재), 서울대 신수정 교수와 녹음한 ‘겨울나그네’ 등 독집 음반 7종 발매와 신작 우리 가곡 320여 곡을 40여 종의 음반에 녹음하여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곡이 그의 목소리로 녹음되었으며 매년 수 차례 일본에서 오사카 필, 도쿄 필 등과 함께 오라토리오와 더불어 연주한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은 이미 60여 회를 넘어 연주되었다.
박흥우 바리톤은 독어권 가곡전문 연주단 리더라이히(Liederreich)의 대표 및 난파소년소녀합창단 음악감독으로서 독일 리트 및 가곡의 진수를 선도한다. 그는 기독교 문화대상,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상(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2011), 독일 가곡의 예술성을 높인 공로로 독일 정부의 십자공로훈장(2011)을 서훈했다. 그는 성결대, 세종대, 서울대, 중앙대 대학원, 경희대, 장신대 등에 출강했다. 박흥우의 IPAC Liederreich Series는 2023년 12월 21일(목) 7시 아이팩아트홀에서 ‘The very best of Schumann’을 제목으로 내세우면서 살롱 음악회를 부활시키면서 유명해졌다.
2025년 9월 21일(일) 오후 7시 IPAC아트홀, 리더라이히-IPAC 주최 2025년 9월 박흥우의 이야기음악회는 바리톤 박흥우, 반주에 피아니스트 이지안이 연주, ‘윤동주를 노래하다’라는 제목으로 위대한 애국자 시인 윤동주의 시에 곡을 쓴 이영조, 이희연, 제갈수영, 나실인 네 분의 작품으로 연주되었다. 10월 19일(일)의 박흥우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가곡의 밤(Richard Strauss Liederabend) 시리즈에는 특별출연 박경찬에 길주향이 피아노를 연주하였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가곡집 Op.10 ‘마지막 잎새’ 8곡, Op. 22 ‘소녀의 꽃’ 4곡, Op. 27 ‘가곡집’ 5곡이 선보였다.
2025년의 대미는 리더라이히–IPAC(아이팍아트홀 기획의 크리스마스음악회(Weihnachtskonzert)는 ‘마굿간으로 향하는 발걸음들’(Die Schritte zum Stall)의 첫 번째 대림절 음악회(Erste Adventskonzert)는 11월 30일(일) 7시, 아이팍아트홀에서 ‘빛이 없는 어두운 세상에’(빛으로 오신 하나님)을 제목으로 내걸고 국현 솔로 칸타타(Peter Cornelius), 성탄가곡(Weihnachtslieder)에 바리톤 박흥우, 피아니스트 이지안이 참여했다. 음악회는 일요일마다 ‘환희와 기쁨을 주시려고’(12월 7일), ‘말구유에 탄생하신 예수’(14일), ‘주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21일)로 이어졌다.
두 번째 음악회를 끝내고 박흥우는 소감을 피력했다. “첫 번째 음악회의 다섯 분보다 많은 열 분 남짓. 그때의 마구간이 떠올랐다. 목자 서넛, 동방박사 셋. 마리아와 요셉, 우리 음악회와 흡사하다. 예수님께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탄생 축하받으려 했다면, 왕궁으로 오셨지 허름한 마구간으로 오시지는 않았겠지? 구세주의 탄생이 선택받은 몇 명의 하객을 위한 것이었다면 우리 음악회도 그 모습을 닮는다고 무엇이 아쉽겠나? 그 생각으로 축복의 위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작은 아이팍홀을 그 추운 날씨에도 멀리서 찾아오신 관객들. 바로 이게 대림절의 모습이구나.”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
이미지 확대보기병오년이 오자 리더라이히는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을 포함한 총 7회의 특별한 공연 슈베르티아데를 준비했다. 슈베르티아데는 19세기 빈에서 시작된 사랑방 같은 음악 살롱으로, 슈베르트의 가곡과 실내악을 감상하던 행사다. 슈베르티아데 서울은 이 고귀한 전통을 재현하며, 독일 가곡의 깊은 예술적 가치를 전한다. 연주곡은 슈베르트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바리톤 박흥우 20곡), ‘겨울나그네’(베이스 바리톤 유씨 유올라 24곡), ‘백조의 노래’(박흥우 7곡, 유씨 유올라 7곡=14곡) 및 ‘슈베르트, 봄에 울리다’(피아노 솔로 4곡, 듀오 3곡), ‘10대의 슈베르트’(16곡 가운데 박흥우 3곡), ‘20대의 슈베르트’(25곡), ‘군델호프에서’(이영주 정상욱, 피아노 4곡)로 구성되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는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슈베르트의 첫 연가곡이다. 젊은 물방앗꾼의 사랑과 절망, 죽음의 여정이 담긴다. ‘겨울나그네’는 실연한 젊은이의 상실과 외로움을 노래한다. 메테르니히 체제 아래 억압받던 자의 존재의 의미와 자유에 대한 갈망, 신세계를 꿈꾸는 인간의 내면적 저항이 담긴다. ‘백조의 노래’는 슈베르트의 마지막 유작으로 렐슈타프 시에 의한 7곡 전곡을 박흥우가 맡았다. 박흥우는 천재 슈베르트가 10대에 작곡한 ‘고독에 몸을 맡긴 자는’, ‘눈물 없이 빵을 먹어보지 않은 자’, ‘문 쪽으로 다가 가’의 초기 걸작 3곡을 노래했다.
가곡 본토에서 장착한 음악정신과 수련으로 음악 제국을 일구고 있는 바리톤 박흥우는 아이팍홀에서 공익적 활동의 중심에 서서 그를 비롯한 음악가들이 자신의 예술로 세상에 행복을 전하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도록 격려한다. 그들의 비전은 음악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연결하고, 예술의 힘을 통해 함께 성장하며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계절을 건너는 바람처럼 낮고 깊게 번져, 삶의 그늘에 머문 이들의 마음을 다정히 어루만진다. 그 울림은 시간의 결을 따라 스며들어, 각자의 고단한 하루를 하나의 서정으로 엮어내는 빛나는 화음이 된다.
‘슈베르티아데 서울 2016’은 슈베르트의 3대 연가곡을 중심으로 일곱 차례 펼쳐진 음악적 제의로서, 19세기 빈 살롱의 전통을 오늘의 공간 안에 미학적으로 재현했다. 이 연주는 영성적 성찰 위에서, 기교를 넘어선 한 음의 진실성과 겸허를 노래의 본질로 제시하며, 음악을 고백이자 기도의 형식으로 환원한다. 바리톤 박흥우는 폭넓은 경험을 토대로 슈베르트 해석의 내적 깊이를 축적해 왔으며, 그의 음성은 존재의 고독과 자유의 갈망을 서정적 구조 속에 새긴다. 연가곡의 서사는 사랑·상실·죽음의 여정을 통해 근대적 주체의 내면을 드러내며, 억압의 시대를 건너는 인간 정신의 저항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한다. ‘슈베르티아데 서울’은 소수의 청중이 모인 친밀한 공간에서 음과 침묵이 교차하는 미학적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예술이 인간을 연결하고 세계를 새롭게 사유하는 공공적 가능성을 증명하였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