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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보전인가 개발인가…파주시 ‘평화경제 실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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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보전인가 개발인가…파주시 ‘평화경제 실험’ 본격화

생태·평화 세미나 개최…관광·산업 연계 전략 제시, 개발 압력·환경 보전 ‘균형’ 최대 과제
지난 25일 파주시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공존, 파주 디엠지(DMZ) 생태·평화 세미나’. 사진=파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5일 파주시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공존, 파주 디엠지(DMZ) 생태·평화 세미나’. 사진=파주시
비무장지대(DMZ)를 둘러싼 ‘보전과 개발’의 오래된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파주시가 DMZ를 생태·평화·관광이 결합된 미래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하면서, 접경지역 발전 전략의 방향성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파주시는 지난 25일 파주장단콩웰빙마루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DMZ 생태·평화 세미나’를 열고 DMZ 일원의 보전과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학계 전문가, 시민,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정책적 관심을 반영했다.

세미나는 정부가 추진 중인 ‘DMZ 국제 생태·평화·관광 협력지구 조성’과 ‘평화경제특구 개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정부 차원의 전략 모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단순한 환경 보전 논의를 넘어, 경제와 산업, 관광을 결합한 복합 정책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접근과 차별화된다.

주제발표에서는 ‘보전 중심’에서 ‘보전 기반 활용’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강민조 국토연구원 센터장은 DMZ를 단순 보호구역이 아닌 ‘평화지대’로 전환하기 위해 남북 공동기구 설치와 법·제도 정비, 단계적 협력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DMZ를 단순한 군사 완충지대가 아닌 국제 협력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구상이다.

생태적 가치 역시 핵심 축으로 부각됐다. 서형수 국립생태원 연구원은 DMZ 일원이 멸종위기종의 주요 서식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보호지역 지정 확대와 외래종 관리 등 과학적 관리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DMZ가 사실상 ‘인위적 개입이 최소화된 마지막 생태 축’이라는 점에서, 개발 이전에 보전 기준 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적 접근도 동시에 제시됐다. 조성택 경기연구원 센터장은 경기북부 접경지역이 저부가가치 산업에 머물며 성장 격차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AI·디지털, 바이오·헬스, 문화·관광 등 신산업 중심의 구조 전환과 산업벨트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DMZ 정책이 단순 관광 개발을 넘어 ‘지역 경제 재편 전략’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평화경제특구와 기회발전특구 지정은 세제·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 유치와 투자 활성화를 노리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전문가 토론에서는 DMZ 정책의 핵심 과제로 ‘균형’이 제시됐다. 생태 보전을 전제로 평화·문화·관광 자원을 연계하되, 무분별한 개발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특히 DMZ는 군사·환경·외교가 복합적으로 얽힌 특수 지역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지역 개발 논리로 접근하기 어렵다. 남북 관계 변화, 군사 규제, 국제 환경 기준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정책 추진 속도가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파주시는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중앙정부 정책과 연계한 선제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정책 수용을 넘어 지역 주도의 전략을 통해 DMZ 활용 모델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제도 정비 △중앙-지자체 협력 구조 구축 △장기 재정 계획 △환경 영향 평가 체계 강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DMZ를 둘러싼 정책은 ‘개발이냐 보전이냐’의 이분법을 넘어, 두 가치를 어떻게 공존시키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파주시가 제시한 ‘평화경제 모델’이 단순 구상에 그칠지, 실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정책 실행력에 달려 있다.

DMZ는 여전히 분단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한반도의 미래를 시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번 세미나는 그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