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하루 18만8000배럴 추가 증산…9월 한 차례 더 늘리면 2023년 감산분 해소
이미지 확대보기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 목표를 추가로 늘리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잦아드는 가운데 산유국들이 감산 철회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온라인 회의를 열고 8월부터 원유 생산 할당량을 하루 18만8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는 6월과 7월에 이어 비슷한 규모의 추가 증산을 결정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국제유가가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급등했던 흐름에서 벗어나 전쟁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가운데 나왔다. 브렌트유는 3일 배럴당 72달러(약 11만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최근 고점인 배럴당 120달러(약 18만4000원) 이상에서 크게 내려온 수준이다.
◇ 8월 하루 18만8000배럴 증산
OPEC+ 핵심 7개국은 4월부터 7월까지 생산 목표를 거의 하루 80만배럴 늘렸다. 핵심 7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알제리, 카자흐스탄, 오만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증산은 상당 부분 ‘서류상 증산’에 그쳤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수출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OPEC 자료에 따르면 OPEC+ 생산량은 2월 하루 4277만배럴에서 5월 하루 3313만배럴로 줄었다. 이후 미국이 아랍에미리트(UAE)와 다른 OPEC+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 확대를 돕는 과정에서 6월부터 생산이 일부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아직 전쟁 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 호르무즈 수출 회복에 유가 안정
공급 차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국제유가는 전쟁 전 수준으로 내려왔다. 중국의 원유 수입 감소, 중동 이외 산유국의 수출 확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조율한 사상 최대 규모의 글로벌 전략비축유 방출이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 워싱턴과 테헤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점도 시장 심리를 안정시켰다. 트레이더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원유 공급이 결국 정상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핵심 7개국이 예상대로 감산 철회를 이어갔다며, 단기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지와 원유 수요 및 중국 수입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는지가 시장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UAE 탈퇴 뒤 내부 결속 시험대
OPEC+는 증산 결정 외에도 내부 결속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UAE가 지난 4월 말 OPEC+를 탈퇴한 데 이어 이라크는 더 높은 생산 할당량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OPEC+에는 이란을 포함해 모두 21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실제 월별 생산 조정에는 핵심 7개국과 탈퇴 전 UAE만 관여해 왔다.
핵심 7개국은 2023년 합의한 하루 165만배럴 규모 감산을 단계적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생산을 늘리고 있다. 당시에는 UAE도 감산 합의에 참여하고 있었다.
UAE는 생산 능력에 더 맞는 산유량을 확보하고 OPEC+의 생산 제한에서 벗어나기 위해 4월 말 동맹을 탈퇴했다. 이에 따라 5월 1일부터 UAE 탈퇴분을 반영하면, 8월 증산 이후에도 핵심 7개국에는 기존 감산분 가운데 하루 약 37만9000배럴이 시장에 복귀하지 않은 물량으로 남는다.
◇ 9월 추가 증산 땐 2023년 감산 대부분 해소
OPEC+ 핵심 7개국이 다음 회의에서 9월분으로 비슷한 규모의 증산을 한 차례 더 결정하면 2023년 감산분은 사실상 모두 해소된다. 다음 회의는 8월 2일로 예정돼 있다.
이는 원유시장이 공급 부족보다 공급 과잉 가능성을 더 의식하는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 수출이 완전히 정상화되고 산유국들이 감산 철회를 이어가면 시장에는 더 많은 원유가 유입될 수 있다.
다만 실제 공급 회복 속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흐름, 중국의 원유 수입 회복 여부, 중동 정세 안정 정도가 향후 유가 방향을 가를 변수로 남아 있다.
OPEC+는 전쟁으로 줄어든 공급을 회복해야 하는 동시에, 유가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경우 산유국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