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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투표] S&P 분석가 "영국 EU 잔류할 것…현실화되면 경제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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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투표] S&P 분석가 "영국 EU 잔류할 것…현실화되면 경제 타격 불가피"

폴란드 문화과학궁전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전날인 22일(현지시간) 영국 EU 잔류를 지지하는 의미로 영국국기를 나타내는 조명을 비추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는 23일 영국 전역에서 치러진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문화과학궁전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전날인 22일(현지시간) 영국 EU 잔류를 지지하는 의미로 영국국기를 나타내는 조명을 비추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는 23일 영국 전역에서 치러진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폴 쉐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점치면서도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충격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 씨는 23일(현지시간) 일본 온라인 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면 영국은 EU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론조사에서 찬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다양한 편견이 포함돼 있어 그다지 신빙성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탈퇴의 장,단점에 대해 논리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폴 이코노미스트는 탈퇴의 장점에 대해서는 "메리트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이 원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가입되지 않기 때문에 EU를 이탈해도 유로 탈퇴로 인한 장점을 얻을 수 없다는 게 그의 논리다. 또 영국은 솅겐조약(EU 회원국들 간에 체결된 국경개방조약)과도 관계가 없는 나라다.

폴 씨는 EU 역내의 자유로운 왕래와 노동자 이탈이 당장의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지만 노동자의 이동에 대해서는 영국 측이 상당 부분 용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대로 이탈에 따른 단점은 단기적으로도, 중기적으로도 많이 있다고 폴 씨는 설명했다.

첫번째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영국 국민이 현재 탈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당연히 투자 심리가 떨어지고 이는 고용률로 이어진다. 폴 씨는 "전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불확실성 증가로 영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실제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로 향후 15년 뒤 영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EU에 잔류했을 때보다 3.8~7.5% 감소하고 1인당 GDP 역시 1100~2100 파운드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폴은 이에 대해 "영국 정부가 금융 완화 등의 정책으로 대응하겠지만 시장의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이번 브렉시트 논란에 대해 진짜 문제는 "EU 전체의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이 금융통합만 이뤘을 뿐 재정통합은 이뤄지지 않은 '변형된' 공동체라는 지적이다.

역내 이동이 자유로롭다는 점에서 EU권은 하나의 국가처럼 보이지만 안보나 외교 정책은 국가 단위로 독립적인 형태로 시행되고 있다. 역내 주권 역시 타국과 공유하고 있는 회원국이 있는가하면 일부는 독립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등 일관성이 없는 상태다

폴은 이 반쪽자리 통합이야 말로 가장 큰 문제라면서 영국이 잔류를 결정하더라도 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번 EU 탈퇴 논의가 EU의 구속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영국에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금융 시장에 준 타격은 엄청나다.

그런 만큼 이번 논란이 다른 EU 당사국에서 제기된다면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