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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이왕에 대한 순애보' 루마니아 마지막 왕비 앤 92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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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이왕에 대한 순애보' 루마니아 마지막 왕비 앤 92세로 별세

종교를 초월해 사랑을 불태운 루마니아 마지막 왕비 앤.이미지 확대보기
종교를 초월해 사랑을 불태운 루마니아 마지막 왕비 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루마니아의 마지막 왕비인 앤 왕비가 1일(현지 시각) 스위스 모르주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2세.

앤 왕비가 마지막 국왕인 미하이(94) 왕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루마니아왕가는 밝혔다.

암 투병 중인 미하이 왕은 그동안 매일같이 앤 왕비의 병실을 찾았다고 왕실은 전했다.

부르봉-파르마 가문 출신인 앤 왕비는 1947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결혼식에서 미하이 국왕을 처음 만났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순탄치 않았다. 종교가 달랐기 때문이다.
앤은 프랑스·덴마크계 가톨릭 가문이었고, 루마니아 왕가는 정교회 가문이었다. 따라서 앤이 루마니아 왕과 결혼하기 위해서는 교황의 특별 승인이 필요했지만 당시 교황 피우스 12세는 이를 거부했다.

앤 왕비는 1948년 왕위를 내려놓고 스위스로 망명한 미하이 왕과 그리스 정교회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또 한참 늦은 1966년에는 모로코에서 가톨릭식으로 결혼식을 치렀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결코 순탄치 않았으나 그들의 불타는 사랑을 막지는 못했다. 일정한 거처를 찾지 못해 두 사람은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등으로 망명생활을 했고, 공산치하에 들어간 루마니아 정부는 미하이국왕의 시민권을 박탈해 영원히 고국땅을 밟지 못하게 했다.

유족으로는 미하이 국왕과 공주 5명이 있다. 루마니아왕가는 13일 쿠르테아 데 아르제슈에서 앤 왕비의 장례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