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 왕비가 마지막 국왕인 미하이(94) 왕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루마니아왕가는 밝혔다.
암 투병 중인 미하이 왕은 그동안 매일같이 앤 왕비의 병실을 찾았다고 왕실은 전했다.
부르봉-파르마 가문 출신인 앤 왕비는 1947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결혼식에서 미하이 국왕을 처음 만났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순탄치 않았다. 종교가 달랐기 때문이다.
앤 왕비는 1948년 왕위를 내려놓고 스위스로 망명한 미하이 왕과 그리스 정교회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또 한참 늦은 1966년에는 모로코에서 가톨릭식으로 결혼식을 치렀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결코 순탄치 않았으나 그들의 불타는 사랑을 막지는 못했다. 일정한 거처를 찾지 못해 두 사람은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등으로 망명생활을 했고, 공산치하에 들어간 루마니아 정부는 미하이국왕의 시민권을 박탈해 영원히 고국땅을 밟지 못하게 했다.
유족으로는 미하이 국왕과 공주 5명이 있다. 루마니아왕가는 13일 쿠르테아 데 아르제슈에서 앤 왕비의 장례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