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면세점도 짝퉁 마오타이 진열
80년산 마오타이 술병 1만위안 거래
80년산 마오타이 술병 1만위안 거래

중국 정부는 지난 1984년부터 33년간 짝퉁을 몰아내기 위한 길고 지루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그 끝은 보이지 않는다. 짝퉁 마오타이와 벌이는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이윤이 크기 때문이다.
불과 몇 위안 하지 않는 마오타이가 순식간에 200~500위안(약 3만3000~8만3000원)짜리로 둔갑하는 유혹에 견뎌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1병당 원가 50위안(약 8300원)의 저가 주류를 이용해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지에 1000위안(약 17만원)의 고가 '비천마오타이'로 둔갑시켜 유통되고 있으며, 심지어 공항 면세점에 버젓이 진열되어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힘든 외국인이 시간에 쫓겨 공항에서 중국술을 사야할 때, 어쩔 수 없이 지명도가 높거나 값이 비싼 제품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모르는 척하며 '낚싯밥'을 던져두는 것이다.
진짜 마오타이주의 연간 생산량은 약 20만t에 불과하지만, 중국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마오타이가 연간 200만t 이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마오타이주의 90%가 짝퉁인 셈이다.
가짜 마오타이가 가장 성행했던 시기는 1988~1997년으로 마오타이 가짜 상표가 18종류가 넘었고, 무려 400여개의 가짜 양조장이 생겨나기도 했다. 또한 우량예(五粮液), 궈조우(国窖1573)、젠난춘(剑南春) 등 기타 유명 브랜드들도 이 같은 방식으로 제조된 가짜 술이 적잖게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베이징의 술 판매업자들은 마오타이 등 고급 명주의 빈 술병을 높은 가격에 사들이고 있다. 15년산 마오타이주 술병은 400위안(약 6만6000원), 30년산 술병은 2000위안(약 33만원), 80년산은 무려 1만 위안(약 166만원)이 넘게 거래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