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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우한폐렴’ 1,000만 명 희생도 각오?…시진핑 ‘비장한 선택’ 가능성 집중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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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우한폐렴’ 1,000만 명 희생도 각오?…시진핑 ‘비장한 선택’ 가능성 집중탐구

‘우한폐렴’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일본의 문예춘추(인터넷 판)가 분석했다.이미지 확대보기
‘우한폐렴’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일본의 문예춘추(인터넷 판)가 분석했다.

일본엔 ‘영웅들의 선택’이라는 TV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역사를 크게 바꾼 결정을 내린 영웅들의 마음속에 파고들어 그들에게 어떤 선택사항이 있었는지를 전문가의 고증에 따라 복원해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다. 스튜디오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영웅들에게 강요된 선택의 ‘메리트’나 ‘리스크’를 검토해 역사적 결단의 의미를 깊이 파고든다. 일본의 문예춘추(인터넷 판)은 이런 방법을 통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의 감염확대에 직면해 대응에 쫓기고 있는 시진핑의 속마음을 분석했다.

허베이 성 우한시가 발원지가 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중국에는 바로 전쟁과 같은 수준의 비상사태이며 당연히 희생이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시민의 생명은 얼마나 상실될 것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까지 환자의 약 20%가 중증화 하고 있으며 2.3%가 사망하고 있다. 한편 대유행으로 역대 최대급이었던 스페인감기(1918~2019년)의 경우 감염자 5억 명, 사망자 5,000만~1억 명에 달했다. 당시 세계인구는 18억~20억 명으로 추정되며 전 인류의 30% 가까이 스페인 독감에 감염됐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중국인 14억 명의 30%가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2.3%가 사망한다고 가정하면 거칠게 잡아도 사망자는 1,000만 명 가까이 된다. 시진핑은 최악의 시나리오로서 거기까지 각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 올 겨울에 잡을 수 있을지가 포인트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자의 상당수는 고령자가 차지하고 있다. 비정한 일이지만 시진핑은 이것을 중국의 저출산·고령화 해결책의 일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어쨌든 신형 바이러스로부터의 인명구조 정책은 정권의 유지나 이익에 합치되도록 포장할 것이다. 나중에 국내외에서 인도적 문제로 비난을 받지 않도록 교묘히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기본인식은 이는 일과성이라는 것이다. 이 사태가 스페인감기처럼 두 번의 겨울까지 지속되지 않고 올 겨울에만 제압하고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따라서 이 사태에 대처하는 기본방침은 어떠한 거친 치료도 마다하지 않고 사람과 물건의 손해를 최소한으로 억제해 올 겨울 안에 극복하는 것이다.

중국의 신형 바이러스 대처에서 가장 중시해야 할 것은 시진핑 공산당 독재체제의 견해다. 이번 사태로 시민은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시진핑 정권에 대한 원성의 소리가 커질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시민은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심신약화로 강력하고 조직적인 시위나 폭동을 일으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신종 바이러스 확대가 수그러들면 시위나 폭동이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시진핑은 다음과 같은 대책과 수단을 강구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리커창 총리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 전술’이 상정된다. 북한의 김 씨 3대 왕조 등 독재자들이 선호하는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수법이다. 후베이 성 마스크의 연 생산량을 ‘108억장에서 18억장, 마지막엔 108만장’으로 세 번이나 정정한 왕 효동 성장과 우한 시 간부의 초동대응 부실을 도마에 올려 처단할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로, ‘파벌싸움’을 이용해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자신의 파벌(태자당)의 라이벌인 공청단 수장인 리커창 총리를 중앙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폐렴대책 공작지도 책임자로 임명한 것도 최종적으로는 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길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셋째로, 우한 시에 대한 사실상의 봉쇄 의도가 무엇인지를 되새겨봐야 한다. 겉으로는 우한시 결정이라고 하지만 이 조치에는 시위나 폭동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면 그에 앞서 지역별로 분단·고립화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다.

넷째로, 군과 무장경찰이 갖추고 잇는 즉시 대응체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군 무장경찰부대로서는 고도의 즉응체제를 갖추고 미국 등의 개입은 물론 시위와 폭동대처를 준비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로써 군 쿠데타가 발생하더라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 미중 패권싸움은 일단 휴전이 될 듯

트럼프는 선거와 의회의 탄핵재판에 몰두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은 1월15일 미중 무역협의 ‘1단계’ 합의서명(일종의 휴전협정)이 이뤄지고 있고, 이번 사태로 미국이 중국에 새로운 도발을 가할 가능성은 낮다. 협의에서 약속한 “농산품을 포함한 미국제품을 향후 2년간 2,000억 달러(약 21조 6000억엔)를 추가구매 하겠다”것에 대해서도 미국은 재촉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중국은 대미 무역전쟁(패권다툼)과의 쌍무작전은 피하고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감염사태 대처에만 주력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14억의 인구는 외교상의 강점이 된다. 1월28일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사무총장과 회담했을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에 대해 시진핑은 “WHO와 국제사회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이성적 평가를 믿는다”며 긴급사태선언이 나오지 않도록 사실상 협박성 압력을 가했다. WHO는 14억 명을 가진 중국의 협조 없이는 이 문제에 책임 있는 대응을 할 수 없다. 따라서 14억 명의 중국이 나머지 56억 명의 세계인의 생명을 볼모로 할 수 있다 .중국은 이처럼 신종 폐렴이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삼을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중국의 유엔분담금은 3억3,470만 달러(분담률 12%)로 미국의 6억7,420만( 22.0%)에 이어 두 번째라는 것도 일정한 압력이 되고 있을 것이다 (출처: 일본외교부 ‘2017년~2019년 유엔 통상예산 분담률과 분담금(2019년)’ 여기에다 중국은 에티오피아에 구축한 정보조직으로부터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개인적 약점과 그의 이익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WHO는 30일 밤(한국시간 31일 새벽) 결국 ‘국제적으로 우려되는 공중위생의 긴급사태’로 선언했다. 그 이유는 “중국 이외에도 감염이 퍼지기 시작한 사태를 중시해 감염확대 방지에는 국제적 협력태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하는 것. 하지만 “현시점에서 중국으로의 입국이나 무역의 제한 등은 필요 없다”는 등 배려한 흔적이 보여 중국의 의향을 최대한으로 반영한 것은 명백해 보인다.

WHO의 긴급사태 선언은 중국경제에 있어서 일정한 타격이 되기는 하지만 각국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자금이나 물자 등 지원이 확대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WHO의 긴급사태 선포를 기피한 진짜 이유는 뭘까?

그것은 긴급사태가 선포되면 WHO 회원국은 감염자가 나타났을 경우에 24시간 이내 통보가 의무화되어 공항이나 항구에서 검역강화나 입국제한이라는 대책이 철저히 요구된다. 그것은 중국이 일정정도 유엔(WHO)이나 나아가 미국의 통제아래 놓이는 것을 의미한다. 또 감염자 발생정보를 24시간 이내에 통보할 의무를 지면 ‘안팎에 대한 정보컨트롤’라는 툴이 손상되며, 이는 공산당 독재정권에는 치명적이다.

손자병법의 “잘 싸우는 자는 사람을 다스리지 않는다”라는 말은 싸움에 능한 자는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적을 끌고 다니며 뒷북 싸움을 강요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지금 위기에 처해 있지만 약점을 강점으로 삼는 강성대응으로 국내, 국제 양면에서 주도권을 잡고 이 난국을 극복하면서 다음 번 대미 패권다툼의 승리로 이어가려 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