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스타트업, 'SPAC 광풍'으로 잇단 먹잇감 전락

글로벌이코노믹

스타트업, 'SPAC 광풍'으로 잇단 먹잇감 전락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크게 늘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비항공(사진) 등 많은 스타트업들이 SPAC를 통해 상장됐지만 부작용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조비항공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크게 늘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비항공(사진) 등 많은 스타트업들이 SPAC를 통해 상장됐지만 부작용도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조비항공 홈페이지
사업비용을 산정하고 리포트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익스펜시파이(Expensify)의 라이언 섀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부터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러브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이사회 멤버들은 섀퍼에게 SPAC와 합병하는 데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고 그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2021년 상장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수십 개의 SPAC가 경영자문, 투자자, 은행가, 중개인들을 통해 섀퍼에게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그의 회계사까지 SPAC를 소개했다. 섀퍼는 "시장이 미친 것 같다, 그들의 행보는 너무 빠르다"라고 말했다.

SPAC가 파격적인 거래 열풍을 일으키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으며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일명 ‘백지수표 회사’로 불리는 SPAC은 유망 스타트업과 거래하기 위해 온갖 종류의 전략을 동원했다.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고 인센티브 보너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새미 해거나 샤킬 오닐 같은 유명인사들을 자문 위원회에 영입해 스타 파워를 활용할 것을 제안하는 등 전략은 다양했다.

지난해 이후 SPAC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영업이 없이 공개를 목적으로 하는 SPAC는 오직 기업 사냥을 위한 금융기업이다. 그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금하고, 합병할 회사를 찾아 IPO(기업공개)하겠다고 약속한다. 성공하면 대상 회사가 SPAC를 넘겨받아 공개 거래된다. 스폰서는 보통 20%의 SPAC 지분을 갖는다.
한동안 부정적인 이미지였던 SPAC은 지난해 ‘훌륭한’ 기업공개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르네상스 캐피탈에 따르면 올 들어 264개의 SPAC가 건의 767억 달러를 공모했다. 이는 2020년 전체의 755억 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합병할 스타트업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문제다. SPAC는 설립한 후 2년 내에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해체되고 투자자들은 돈을 돌려받는다.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많은 SPAC이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까지 찾아 헤메고 있다. 지난달 항공 택시회사인 조비항공과 아처항공은 수 년 동안 매출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66억 달러와 38억 달러의 가치로 SPAC를 통해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AC의 부작용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SPAC를 통해 상장된 전기차 스타트업 니콜라의 주가는 투자펀드인 힌덴부르크 리서치가 회사 기술을 거짓으로 포장하고 사업전망을 과대평가한 것이 드러난 이후 주가가 80% 이상 폭락했다. 니콜라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트레버 밀턴이 사임했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SEC는 건강보험 스타트업 클로버 헬스와 전기트럭 스타트업 로드스타운 모터스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도 최근 SPAC를 통해 상장했다.
쉬운 상장을 위해 기업가들과 투자자들이 SPAC의 혜택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벤처캐피탈 등도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들을 공개하기 위해 SPAC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럭스캐피탈의 피터 허버트 파트너는 3억 4000만 달러를 모금한 의료 및 기술 중심의 SPAC에 회사가 투자한 100개 이상의 기업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IPO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창업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이 과열돼 부작용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달 초 SEC는 SPAC가 분명한 위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