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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의 집중', 록펠러·카네기 등 '도금시대'보다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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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의 집중', 록펠러·카네기 등 '도금시대'보다 심해졌다

노벨경제학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오른쪽)와 대담 중인 가브리엘 주크먼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 사진=Albertine.com이미지 확대보기
노벨경제학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오른쪽)와 대담 중인 가브리엘 주크먼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 사진=Albertine.com

미국의 ‘부의 집중’ 현상이 과거 ‘도금시대’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초부유층에 국부가 몰리는 정도가 도금시대다 심해졌다는 얘기.

도금시대(Gilded Age)는 지금부터 한 세기 전 산업화와 경제호황으로 석유재벌 록펠러, 철강재벌 카네기를 비롯한 전설적인 부자들을 탄생한 대호황 시대를 말한다. 당시 창출된 막대한 부를 소수가 독점했다고 해서 진짜 황금의 시대가 아니라 가짜 황금, 즉 도금의 시대로 표현한다.

8일(이하 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같은 사실은 가브리엘 주크먼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경제학 교수가 최근 발표한 연구 논문을 통해 밝혀졌다.

주커먼 교수는 저서 ‘21세기 자본’으로 소득 불평등 담론에 불을 붙여 유명해진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제자다.

◇슈퍼 부자 8명이 미국 전체 부의 1.35% 차지


주커먼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미국 최상위 0.00001% 안에 드는 슈퍼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미국 전체 부의 1.35%로 추산됐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집계하는 부자들 관련 정보를 토대로 분석이 이뤄졌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비롯한 불과 18명의 슈퍼 자산가들이 미국 전체 자산의 1.35%를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도금시대에는 4명 정도의 대부호가 0.00001%의 최상위층을 형성했는데 지금은 18명이 똑같은 비중의 계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

주크먼 교수는 “도금시대에는 록펠러와 카네기에다 석탄재벌 프릭, 은행재벌 베이커가 이끄는 가문이 미국 전체 부의 0.85%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18명이 거느린 가문이 미국 전체 부의 1.3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현재 0.00001%의 최상위층에 속하는 부자도 1만8000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미국 전체 자산의 1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돼 현재의 부의 집중도가 도금시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금시대의 0.00001% 최상위층이 차지한 자산은 전체 부의 9% 수준이었고 그 뒤로 1970년의 경우에는 2%로 떨어진 바 있다.

◇보통 사람보다 소득세 적은 슈퍼 부자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부의 집중 현상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화됐으나 부의 분배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의 슈퍼 부자들이 보유한 자산은 상당 부분이 주식이나 부동산 형태의 자산으로 이뤄져 있어 실제 가진 자산에 비해 적은 세금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가 최근 국세청 자료를 분석해 공개한 내용도 이와 직결돼 있는 문제다. 슈퍼 부자들이 보통의 미국인 납세자보다 소득세를 훨씬 적게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는게 이번에 밝혀진 내용의 핵심.

부의 편중 현상이 더 짙어진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 통화당국과 행정부에서 전례 없는 통화 팽창 정책과 재정 확대 정책을 통해 역대급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면서 넘쳐난 자금이 증시로 몰렸고 때아닌 활황으로 자산가들의 주머니는 더욱 비약적으로 무거워졌다는 것.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