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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비아그라·성인용품 온라인 판매 밈 주식 '힘스 앤 허스' 몰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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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비아그라·성인용품 온라인 판매 밈 주식 '힘스 앤 허스' 몰락하나

코로나19 시대 원격 의료시장 급성장 불구 경쟁업체 등장 등으로 발목 잡혀
미국 뉴욕 증시의 대표적인 밈 주식 '힘스 앤드 허스'가 최근 밈 주식 열기가 식고, 경쟁 업체들이 속속 등장해 고전하고 있다. 사진=힘스 앤드 허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증시의 대표적인 밈 주식 '힘스 앤드 허스'가 최근 밈 주식 열기가 식고, 경쟁 업체들이 속속 등장해 고전하고 있다. 사진=힘스 앤드 허스
복제약 비아그라와 성인용품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대표적인 밈 주식 ‘힘스 앤 허스’(Hims and Hers)가 미국 뉴욕 증시에서 잔혹한 몰락사의 한 장을 열었다.

힘스 앤 허스는 201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퍼스널 뷰티·헬스 케어(Telemedicine) 플랫폼이다. 이 회사는 2017년 힘스(Hims)를 먼저 시작한 후 헤어, 스킨, 멘탈 케어 제품을 선보였고, 탈모 제품이 큰 성공을 거뒀다. 그 뒤 2018년에는 허스(Hers)라는 여성 셀프 케어 라인을 출시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건강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원격의료 사업도 하는 힘스 앤 허스는 약 1년 전에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투신운용사인 오크트리 캐피털매니지먼트가 자금을 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상장했다.

오크트리는 월가의 전설 하워드 마크스가 운영하는 158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펀드이다. SPAC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이다. SPAC은 공모로 액면가에 신주를 발행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금을 모은 상장 3년 이내에 비상장 우량기업을 합병해야 한다.
힘스 앤 허스가 상장할 당시 미국의 유명 가수이자 영화배우 제니퍼 로페즈와 그 당시 연인이었던 프로 야구 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투자자 겸 홍보 모델로 활약했다. 이 회사의 주력 상품 중에는 복제약 비아그라와 성인 용품, 우울증 치료약 프로작(Prozac), 탈모 치료제 로게인(Rogaine) 등이 포함돼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박스당 70달러에 판매되는 처방약 비아그라를 이 회사는 복제약으로 4달러에 판다.

힘스 앤 허스는 파운더스 펀드, DCM벤처스, 8VC 등 다양한 벤처캐피털 펀드의 지원을 받았다. 캐나다 연금제도투자위원회(Canadian Pension Plan Investment Board)도 투자했다.

특히 이 회사는 비아그라와 성인용품을 중장년층, 노년층이 아니라 젊은 층을 겨냥하는 판매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 회사는 비아그라 등을 미국 소비자뿐 아니라 해외 고객에게도 판매하고, 정신 건강 치료와 1차 진료 서비스 등을 외국에 있는 환자에게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대가 오면서 원력 진료 시장이 급성장했다.

힘스 앤 허스는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대박을 노렸다. 이 회사는 SPAC 상장의 전형적인 주식 가격인 주당 10달러에 공모를 시작했다. 주가는 한때 25달러까지 뛰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그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올해 중순에 주가는 5.47달러까지 내려갔다. 이는 최고가 당시와 비교할 때 78%가 하락한 것이다. 최근에 주식은 12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회사의 실패 원인으로 밈 주식에 대한 환상과 경쟁업체의 등장을 꼽았다. 밈 주식은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을 뜻한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밈 주식이 폭락하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집중 매수했던 유행 종목을 처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밈 주식 열풍의 중심이던 게임스톱 주가는 13.9% 추락했다. AMC 주가는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이런 상황에서 힘스 앤 허스의 경쟁업체들이 속속 가세했다. 로만(Roman)이라는 이름의 원격 의료업체가 등장해 온라인으로 발기부전 치료제, 탈모 방지약 등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도 온라인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에 투자했던 헤지펀드 스티브 코헨의 포인트72 애셋매니지먼트와 메버릭 캐피탈 등이 투자금을 회수했다. 도이체방크도 이 회사 주식을 매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