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방식' 러시아 제재…위반하는 제3국 기업·은행도 제재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와해하려 한다고 외신이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와 미국 유럽 및 세계 경제 시장 중에서 선택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미 정부 당국자가 말했다.
미국이 긴급 유엔 총회를 소집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려는 것도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 중의 하나이다. 미국은 또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권 유린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를 논의했으나 상임 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구속력 있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실패했다. 안보리 결의안 추진 표결 당시에 중국, 인도, UAE가 기권표를 던졌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 제재를 하면서 ‘화웨이식’ 제재와 같은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워싱턴의 한 통상 관계자는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되면 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외국인이나 기관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정부 당국이 러시아에 대해 2020년 화웨이에 적용했던 ‘해외 직접 생산품 규칙(FDPR)을 적용하면 미국 기술과 소프트웨어, 장비를 10% 이상 사용한 제품의 거래가 금지된다”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 교역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이것이 첨단 제품의 제3국 수출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옵션 중에서 가장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4일 러시아의 국방, 항공우주, 해양 분야에 사용될 수 있는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을 수출 통제 대상에 올렸다. 이때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하려고 도널드 트럼프 전임 정부가 사용했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다시 꺼내 들었다.
FDPR은 미국 밖에서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 해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나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하면 해당 국가에 수출을 할 수 없도록 한 규제 장치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