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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한·미, 미국의 러시아 수출 통제 제재 '한국 예외 인정' 협의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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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한·미, 미국의 러시아 수출 통제 제재 '한국 예외 인정' 협의 착수

국장급 화상 실무회의 시작…3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방미

한국과 미국 정부가 1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 제재를 하면서 한국을 적용 대상 예외 국가로 인정할지 협의를 시작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과 미국 정부가 1일(현지시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 제재를 하면서 한국을 적용 대상 예외 국가로 인정할지 협의를 시작했다. 사진=로이터
한국과 미국 정부가 1일(현지시간) 미국의 러시아 수출 통제 제재에서 한국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미 상무부는 화상으로 국장급 실무회의를 시작했고, 오는 3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미국 측과 대면 협의를 한다.

미국 상무부가 24일 러시아에 대한 수출 통제 제재를 발표하면서 ‘화웨이식’ 제재와 같은 규정을 적용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국방, 항공우주, 해양 분야에 사용될 수 있는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수출 통제 대상에 올렸다. 이때 지난 2019년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하려고 도널드 트럼프 전임 정부가 사용했던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미 상무부가 다시 꺼내 들었다.
FDPR 미국 밖에서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 해도 제조 과정에서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장비나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하면 해당 국가에 수출을 할 수 없도록 한 규제 장치이다. 미 상무부는 2019년 5월 16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 등을 미 정부 허가 없이는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거래 제한기업 리스트(Entity List)에 올렸다. 이때 적용한 규정이 FDPR이다.

미국 정부 조처가 시행되면 한국이 러시아에 수출해온 반도체, 자동차, 전자제품 등이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가 최종적인 용도가 군사용이라고 규정한 품목을 생산하는 러시아 기관 49곳블랙리스트(거래제한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한국 기업은 사전에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이들 기관과 거래를 할 수 없다.

미국은 유럽연합(EU) 27개국과 호주, 캐나다, 일본, 뉴질랜드, 영국 등 32개국은 러시아에 대해 미국에 준하는 독자적인 제재를 한다는 이유로 FDPR 적용의 예외를 인정했다. 이들 국가의 기업은 러시아에 제품을 수출하기 전에 미 상무부가 아닌 자국 정부에 수출 허가를 신청해 심사받으면 된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으나 독자적으로 제재하지는 않기로 함에 따라 FDPR 규정의 적용 예외 대상 국가 명단에서 빠졌다. 한국 기업은 러시아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받으려면 미 상무부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

한국은 뒤늦게 미국이 러시아에 취한 제재와 비슷한 수준의 독자 제재 방침을 밝힌 뒤 미국에 FDPR 예외 적용을 인정받으려고 미국 정부와 협상에 나섰다.

윌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1일 한국의 러시아 제재 동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아데예모 부장관이 워싱턴 DC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과 면담하면서 이런 의견을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한국이 러시아 주요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수출통제 조처를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 차관도 국제사회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기재부가 밝혔다. 한국은 러시아 은행과 거래 중지, 국고채 투자 중단, SWIFT 배제 등의 제재를 하기로 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