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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서방 제재 미흡?…푸틴은 '준비'한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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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서방 제재 미흡?…푸틴은 '준비'한 게 있다

현금 인출을 위해 줄을 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시민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현금 인출을 위해 줄을 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시민들. 사진=로이터
서방 동맹국들이 본격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제를 가하고 있다. 기업들이 시장 철수를 발표하고 러시아 정부 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강화되면서 러시아에 새로운 경제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가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억제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반발해 핵 억지력에 경보를 발령하고 주요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크름반도)를 강제로 병합한 2014년 이후, 서방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범을 방지하기 위해 제재에 집중했다. 제재는 러시아가 침략 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것이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을 확신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계속해서 제재를 부과했지만 효과는 거의 없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푸틴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해결책 가운데 하나는 ‘선택적 탈세계화’였다. 러시아는 가장 개방적일 때조차 외국 자본에 대해 폐쇄적이었다.

2019년에 높은 ​​수입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무역 장벽을 만들고 인터넷에 대한 자체 대안을 출시함으로써 통신 장벽을 만들었다. 또한 달러 보유고를 줄이고 중국과의 양자 무역을 늘리고 협력을 통해 서구에서 아시아로 선회했다.

미국이 지배하는 스위프트(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대한 대체 국제 지불 시스템도 중국 위안화와 암호화폐 등을 통해 회피하려고 했다.

푸틴의 또 다른 도박은 러시아 경제 성장을 포기하는 것이다. 투자를 연기하고 긴축 통화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러시아의 대차대조표(63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 포함)는 보강되었고, 제재에 대한 완충 장치도 마련했다.

이런 외부 및 내부 강화 조치를 토대로 푸틴은 제재 위협에 흔들리지 않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 분석가 윌리엄 잭슨(William Jackson)에 따르면 노드스트림 2 인증을 중단하기로 한 독일 결정은 실질적인 것보다 상징적인 것이었다. 러시아는 이미 유럽 가스 판매를 둔화시켰기 때문에 노드스트림 2를 잃는 것은 서방이 원하는 만큼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다.

제재 대상 목록은 매일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미국 같은 곳에서 자산을 이동하여 동결할 수 있고 원하는 대로 검색할 수 있는 해외 계정에 숨기고 있다.

자유주의 동맹의 후속 제재 조치는 더 많은 것이 가해지겠지만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떠나도록 하기에 충분할지는 불분명하다. 다시 말해, 제재가 정말 강력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인명의 손실을 줄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난 며칠 동안 러시아 기업은 신용장을 받는 데 문제가 있어 상품 거래가 어려워졌다. 푸틴-시진핑 파트너십에도 불구하고 중국 은행들조차 자금 조달을 제한하고 있다. 폐쇄된 항구 및 손상된 인프라와 같은 물리적 요충지 또한 거래 비용 증가가 시작되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선박을 나포하기 시작했으며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 항공기에 대한 영공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미국은 푸틴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러시아 국가안보팀 구성원을 제재하기로 발표했다. 이러한 제재들은 지속되어야 러시아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단기에 그칠 경우 제재의 효과는 반감된다.

예를 들어 러시아 첨단 기술 수입품의 50% 이상을 차단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군사 부문의 혁신과 군사 효율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제은행 및 금융에서 러시아를 분리하는 것은 경제 전반에 고통을 퍼뜨릴 것이다. 러시아 주식 시장 하락 및 루블화 약세와 같은 부수적 영향은 비즈니스 차질과 소비자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다.

제재가 지속되어 루블이 급격히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경우 연금 수령자가 가장 먼저 항의할 것이다.

2018년에 러시아 연금 수급자들은 퇴직 연령을 높일 수 있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행진을 했다. 푸틴의 인기는 급락했고 그는 양보했다. 경제적 고통이 너무 커지면 연금 수급자들이 거리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미 러시아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수천명이 체포되었다. 더 많은 시위가 계획되어 있다. 이러한 시위가 계속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면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서방은 러시아의 석유 및 가스 부문에 대한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에너지 대기업 BP는 러시아 지분을 처분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많은 에너지 패널티를 받을 수 있는 서곡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부메랑과 서방의 석유 및 가스 가격 인상 및 더 큰 인플레이션 압력을 초래하는 제재는 결코 테이블 위에 있지 않을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고 의회와 그의 입법 의제를 잃을 가능성이 있는 미국에서는 극단적인 제재에 대한 정치적 의지가 낮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