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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불우한 유년기'가 '혁신의 아이콘' 머스크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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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불우한 유년기'가 '혁신의 아이콘' 머스크 만들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22년 TED 컨퍼런스’에서 크린스 앤더슨 TED 대표와 좌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TED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22년 TED 컨퍼런스’에서 크린스 앤더슨 TED 대표와 좌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TED
일론 머스크에게는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의 최고경영자(CEO), 미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혁신의 아이콘, 세계 최고 부호, 인류 최초의 화성 유인탐사 계획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인,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세계 최강의 1인 미디어 등 보통 사람은 꿈도 꾸기 어려운 화려한 수식어가 따른다.

무엇보다 머스크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 지면을 장식하는 기업인은 세계적으로 없다.
머스크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22년 TED 컨퍼런스’에서 크린스 앤더슨 TED 대표가 가진 좌담은 머스크가 트위터에 대한 인수 제안을 낸 직후 열렸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17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그가 이 자리에서 현안에 대해서만 논하지는 않았다. 개인적인 문제와 관련한 질문들에 대해 머스크가 구체적인 답변을 쏟아낸 것도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불행했던 유년기가 오히려 오늘날의 성공을 가져다 준 배경이었다는 설명이 특히 눈길을 끈다.

◇아스퍼거 증후군과 외로운 유년기


머스크는 불행하고 외로운 유년기를 보냈으며 우울한 어린 시절을 극복하는 방법을 독서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앤더슨 TED 대표로부터 유년기에 관한 질문을 받고 “솔직히 말해 행복한 유년기를 보내지 못했고 굴곡이 많았다”면서 “또래 아이들과는 다르게 우울한 마음을 달래고자 정말 많은 책을 읽었다”고 반추했다.

머스크는 “보통 사람이라면 직관적으로 이해했을만한 일들을 난 책을 통해, 영화를 통해 이해해야 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세상을 알아가는데 긴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이 유년기에 앓은 ‘아스퍼거 증후군’도 남들보다 더디게 사회인이 되는데 크게 작용했다고 시인했다.

아스퍼거 증후군 때문에 또래 아이들은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회적 규범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고 눈치 없는 아이로 낙인 찍힐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아스퍼거 증후군은 다른 사람과 대화를 원만하게 이끌어나가지 못하는 등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특정 관심 분야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의 일종이다.

그는 특히 “사람마다 경험치가 다르지만 내 경우에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바람에 남의 말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돌려 말하는 것도 설명해주지 않으면 이해를 못하는, 그래서 사회적으로 전혀 눈치가 없는 아이로 취급당했다”면서 “다른 사람의 속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다”고 술회했다.

의도하지 않게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과 교류하기 보다는 책을 보고 영화를 보는 일에, 내면의 세계로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가 외로운 유년기를 보내면서 혼자 탐구하는 일에 심취했던 과정은 역설적으로 오늘날의 머스크를 만들어낸 바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혼자 하는 일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독학으로 밤을 지새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연구했다”면서 “남들 같으면 잠까지 설쳐가며 그럴 일은 아니었을텐데 난 밤잠도 잊은채 프로그래밍 세계에 몰입하는 비정상적인 유년기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 때는 머스크가 12살 안팎이었을 때의 일로 자신이 직접 프로그래밍한 비디오게임의 코드를 컴퓨터 전문잡지에 500달러(약 62만원)에 넘긴 일도 있을 정도로 프로그래밍에 소질을 보였다. 사업가적 기질을 처음 드러낸 대목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지난 1989년 캐나다로 유학을 가기 전까지 이 나라에서 유년기과 청소년기를 보냈다.

◇사실에 대한 집착


‘표현의 자유의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트위터에 대한 인수 제안과 관련해서도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뜯어고칠 요량으로 인수에 나섰다고 밝혔을 정도.

머스크에 따르면 머스크의 이같은 태도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과 물리학 학위를 동시에 취득한데 이어 창업 문제로 며칠밖에 다니지 못했지만 24세가 되던 지난 1995년 스탠퍼드대 물리학 박사과정에 등록했을 정도로 물리학에 심취했다고 한다.

머스크는 “내가 물리학에 빠진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고 오로지 사실을 탐구하려는 집착이 매우 강했기 때문”이라면서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내 판단에 따라 물리학이야 말로 우주에 대한 사실을 탐구하는 학문, 앞날을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을 주는 학문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유년기를 독서와 컴퓨팅 등에 깊이 심취하며 보낸 경험과 물리학을 통해 사실을 탐구하겠다는 강력한 동기가 오늘날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이끌며 혁신을 거듭하고 최고의 우주탐사기업인 스페이스X를 창업해 우주탐사 계획을 이끌고 있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