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푸틴, ‘암투병설’ 전부터 건강 이상 조짐 있었다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푸틴, ‘암투병설’ 전부터 건강 이상 조짐 있었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일부 서방언론에서 ‘암투병설’을 보도하는 등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최근 이목을 끌기 시작한 가운데 친러시아 성향으로 비판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대러시아 관계를 책임졌던 고위 관리로부터 푸틴의 건강 상태가 진작부터 이상했다는 증언이 나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같은 증언을 한 인물은 러시아 전문가로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보수성향 싱크탱크로 유명한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있는 피오나 힐 박사.
영국계 미국인인 힐 박사는 지난 2013년 푸틴 대통령 전기 ‘푸틴: 크렘린의 요원'(Mr. Putin: Operative in the Kremlin)’란 책을 펴냈을 정도로 푸틴 대통령에 정통한 전문가로 트럼프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유럽 및 러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으로 일한 바 있다.

◇“푸틴 몸에서 이상한 냄새 진동”


피오나 힐 전 백악관 러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BBC이미지 확대보기
피오나 힐 전 백악관 러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BBC


17일(이하 현지시간)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힐 박사는 지난 13일 영국 BBC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지난 2006~2009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소속 러시아 담당 분석가로 일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 대통령궁에서 이례적으로 만찬을 나눈 경험을 털어놨다.

힐 박사가 당시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깝게 앉아 만찬을 함께 하면서 푸틴 대통령에 관해 이상하게 여긴 대목은 크게 네가지였다.

첫째는 푸틴 대통령 몸에서 형언할 수 없는 이상한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났다는 점, 둘째는 같이 식사 자리임에도 먹을 것이나 마실 것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는 점, 셋째는 안경이 없으면 보는데 불편함이 있는 것 같았다는 점, 넷째는 얼굴의 정맥이 눈에 띌 정도로 뛰고 있었다는 점.

힐 박사에 따르면 당시 푸틴 대통령 손에는 커다란 글씨가 적힌 카드가 늘 쥐어있었다. 푸틴은 옆 자리에 있는 힐 박사의 눈에도 내용이 훤히 보이는 카드를 계속 보면서 만찬에 배석한 인사들을 소개했고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고 한다.

큰 글씨만 적힌 것으로 볼 때 푸틴의 시력이 매우 나쁜 것으로 보인다고 힐 박사는 추측했다. 만찬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안경을 꼈고 푸틴 역시 안경이 필요해 보였지만 굳이 끼지 않더라는 것.

힐 박사가 보기에 또 이상했던 점은 푸틴이 만찬 내내 음식이나 마실 것에 한번도 손을 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음식을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는 것은 식욕이 없을 정도로 몸에 이상이 있거나 뭔가 치료 중일 가능성을 의심케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힐 박사는 푸틴이 입은 매우 고급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장도 눈여겨 봤는데 그 과정에서 그의 왼쪽 얼굴의 관자노리 부분에 있는 정맥이 꿈틀거리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밝혔다. 정맥의 꿈틀거림이 보인다는 것만으로 건강 이상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힐 박사의 눈에는 그것이 인상적이었다는 것.

힐 박사 입장에서 무엇보다 이상했던 것은 그의 몸에서 나는 매우 강한 냄새였다. 그는 “방금 목욕을 마치고 나온 사람처럼 느껴졌는데 오드콜로뉴(향수의 일종)를 바른 것은 아닌 것 같고 알 수 없는 냄새가 진동했다”고 표현했다.

◇“푸틴, 잘못한 것 없고 실패도 없다는 확신범”


한편, 힐 박사는 17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 주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푸틴은 전혀 잘못한 일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푸틴은 물방울 속에 갇혀 있는 공기처럼 자기만의 세계 갇혀 있다고도 분석했다.

그는 “우리 입장에서 보기에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긴다 해도 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피로스의 승리에 불과하겠지만 슬픈 일은 푸틴은 잘못한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면서 “전쟁을 일으켜놓고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정말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힐 박사는 이어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으로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측의 피해도 심각하게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푸틴은 KGB 정보원 출신답게 스파이의 정신세계를 아직도 지니고 있다”면서 “당초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동요하지 않고 비상계획을 가동하면 된다는 불굴의 의지를 지녔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푸틴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속국이라고만 생각할 뿐 우크라이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서 “2014년 성공한 크리미아 반도 점령의 신화에 갇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