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금 제공하고 인력난으로 봉급 오른데다 부동산 가격 상승

연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소득 순위 50% 이하 계층은 연간 소득이 16만 6,000달러 (약 2억 원) 이하이고, 이들이 국가 전체의 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올라갔다. 소득 순위 50% 이하 계층의 총자산은 3조 7,300달러로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년 전에 비해 약 2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는 또한 2011년 당시와 비교할 때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연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말 현재 소득 순위 50% 이하 계층의 연평균 가계 소득은 5만 7,346달러이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9년 말 당시의 3만 378달러에 비해 많이 증가한 것이다.
미국에서 소득 순위 50% 이상~90% 미만의 중산층 평균 소득은 지난해 말에 75만 4,000달러 (약 9억 4,815만 원)로 집계됐다.
수레시 나이두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 매체에 “지난 1990년대 말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이 노동 시장에서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우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나이두 교수는 “만약 미국에서 인력난이 앞으로 1년가량 더 지속되면 저임금 노동자들이 저축을 늘리고, 거주지를 이전하며 학교 교육을 받아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간 소득 이하 계층의 소득 증가 현상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을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에 달해 봉급 인상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
미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저소득층 비율이 특이할 정도로 높다고 비즈니스위크가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간 소득보다 3분의 2 이하로 낮은 소득 계층을 저소득층으로 분류한다. 이 기준을 적용할 때 미국의 저소득층은 OECD와 유럽연합(EU) 회원국에 비해 10%가량 많다.
이 저소득층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경제적인 수혜자가 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하버드대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2020년 초부터 미숙련공 일자리가 53% 증가했다. 이 기간에 미국에서 신규 채용 공고 건수가 평균 12% 증가했다. 올해 들어 비숙련공 구인난은 더욱 악화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통계에 따르면 비숙련공 인력난으로 인해 이들에 대한 봉급이 올해 4월을 기준으로 1년 사이에 6.4%가 올랐다. 비즈니스위크는 비숙련공만을 기준으로 하면 봉급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에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 임금 상승률이 저소득층은 3.4%였으나 다른 소득 계층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순위 50% 이하 계층의 늘어난 소득 중 약 절반가량이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지난 2년 사이에 이 계층의 부동산 가격이 1조 달러가량 증가했다.
최근 들어 미국 주식 시장의 주가가 곤두박질쳤으나 소득 순위 50% 이하 계층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봤다. 이 계층이 주식이나 뮤추얼 펀드에 투자한 자산은 전체의 3% 미만이다. 그렇지만 소득 순위 상위 1% 내 고소득층은 자산의 절반가량을 주식이나 뮤추얼 펀드에 투자해 놓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