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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 세금 사기 혐의로 기소…20조원 해외 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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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 세금 사기 혐의로 기소…20조원 해외 송금

인도 아마다바드에 있는 비보 매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아마다바드에 있는 비보 매장. 사진=로이터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는 세금 사기 혐의로 인도 정부에 기소됐다고 외신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인도 돈세탁방지 기관은 “비보는 세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6247억6000만 루피(약 10조2523억 원)를 중국 등 해외 국가로 송금했다”고 지적했다.

비보가 불법으로 해외로 송금한 금액은 비보가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인도 시장에서 창출한 매출 1조2500억 루피(약 20조5125억 원)의 약 50%에 달했다.

인도 돈세탁방지 기관은 성명에서 “비보가 다른 국가로 송금한 것은 인도 법인의 막대한 손실을 밝히고 세금 납부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기관은 48곳에서 비보 인도법인과 관련 기업을 수사했고, 46억5000만 루피(약 763억650만 원)와 2㎏ 금괴, 그리고 119개 은행 계좌를 압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 사업장을 수사하기 몇 달 전 인도 당국은 샤오미 인도 사무소를 급습했다.

당시 인도 당국은 “조사를 통해 샤오미 인도법인은 65억3000만 루피(약 1071억5730만 원)를 탈세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적한 뒤 샤오미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또 인도 당국은 “샤오미는 특허권 사용 명목으로 돈을 불법적으로 해외에 송금했다”고 주장해 샤오미 인도 사업의 전 총괄 부사장 마누 쿠마 제인 등을 소환해 심사 규모를 확대했다.

인도 당국은 샤오미의 해외 불법 송금 증거를 확인한 뒤 샤오미 인도법인 계좌에서 555억 루피(약 9107억5500만 원)를 압수했다.
샤오미 공급업체인 폭스콘 인도 자회사 바라트 FIH(Bharat FIH)와 딕슨테크놀로지(Dixon Technologies)도 수사됐다.

샤오미 측은 인도 당국의 탈세 지적 등 부당 행위를 부인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 오포, 비보와 리얼미(Realme)는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약 60%에 달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인도 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그들을 탄압하는 것이 인도 경제에 일정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인도 당국은 샤오미와 비보 외의 안보 문제로 다른 중국기업을 탄압했다. 인도 당국은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와 ZTE가 5G 시험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시켰고, 틱톡 등 200여개 중국의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서 내렸다.

인도의 중국 기업에 대한 탄압은 2020년 중국과 인도 국경 간의 충돌이 발생한 뒤에 시작한 것이다. 일부 인도 정부기관은 중국과의 충돌이 발생한 후 경제 문제를 정치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 왕샤오젠은 “중국 당국은 기업들이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 당국이 중국기업에 대한 빈번한 조사는 기업의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혼란을 일으켰고 기업 명성을 손상시켰다”며 “이로 인해 중국기업을 포함한 다국적 기업들이 인도에서 투자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의지를 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증시에 상장한 비보는 7일 전거래일보다 0.83% 하락한 33.27달러(약 4만3211원)로 거래를 마쳤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