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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獨 기가팩토리4, ‘흑백 전기차'만 출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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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獨 기가팩토리4, ‘흑백 전기차'만 출고하는 이유



독일 브란덴브루크주 그룬하이데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4에서 출고를 위해 야적돼 있는 모델Y 차량들. 사진=테슬라라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브란덴브루크주 그룬하이데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4에서 출고를 위해 야적돼 있는 모델Y 차량들. 사진=테슬라라티

테슬라 입장에서 독일 브란덴브루크 그룬하이데에서 최근 가동에 들어간 기가팩토리4의 전략적 역할은 매우 크다.

기가팩토리4가 생기기 전까지는 멀리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3에서 만든 전기차를 공수해와 유럽 시장에 공급할 수 밖에 없었지만 기가팩토리4 덕분에 유럽향 전기차를 유럽 현지에서 만들어 곧바로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유럽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테슬라 전기차를 받아볼 수 있는 시간, 즉 출고 대기 시간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애초부터 그럴 목적으로 기가팩토리4를 만들었고 아직 가동 초기라 생산능력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유럽 생산기지로서 역할은 톡톡히 해내기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돌린 이메일 사내 통신문에서 “기가팩토리4의 출고량이 1000대에 육박했다”고 자축하며 노고를 치하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중국 당국의 고강도 방역 조치로 조업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음에도 테슬라가 그나마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독일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유럽 사람들 입장에서 기가팩토리4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즉 유럽향 모델Y가 정상적으로 출고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백으로 도색한 차량만 현재 고객에 인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흑백은 10월 출고, 다른 색은 빨라야 내년 3월

흰색으로 도색된 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흰색으로 도색된 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계열의 독일 자동차 전문매체 아우토모빌보헤에 따르면 기가팩토리4에서는 현재 흑백으로 도색된 모델Y만 출고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얀색 아니면 검정색 모델Y만 출고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유럽 소비자들이 그밖의 색으로 도색한 모델Y도 테슬라에 주문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에 있는 기가팩토리3에서 공수해와야 하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대책 없이 길어진다는 얘기다.

아우토모빌보헤에 따르면 기가팩토리3에서 만든 모델Y를 유럽 소비자가 받아볼 수 있는 시점은 빨리 잡아봐야 내년 3월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흑백 도색 중에 하나를 고르면 기가팩토리4에서 만든 모델Y를 구매할 수 있고 지금 주문할 경우 그 시점은 10월 정도라고 한다. 최소한 반년에 가까운 대기 시간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의 테슬라 전기차 소비자 입장에서는 흑백 컬러만 가능한 모델Y를 비교적 빠른 시점에 받아보거나 원하는 색깔의 모델Y를 사기 위해 기약 없이 대기하는 것 가운데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흑백 모델Y만 출고하는 이유


독일 브란덴브루크주 그룬하이데의 테슬라 기가팩토리4에서 조립돼 나온 모델Y 차량들이 야적돼 있는 모습. 사진=테슬라라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브란덴브루크주 그룬하이데의 테슬라 기가팩토리4에서 조립돼 나온 모델Y 차량들이 야적돼 있는 모습. 사진=테슬라라티


그렇다면 독일 기가팩토리4에서는 왜 흑백 모델Y만 생산하고 있을까.

아우토모빌보헤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기가팩토리4가 처음 가동에 들어간 지난 3월부터 기가팩토리4 안에 있는 도색 공장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문제는 테슬라 입장에서 생각보다 큰 차질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기가팩토리4의 조업을 지난 11일부터 2주간 일정으로 중단한 상황인데 도색 공장의 문제가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가동에 들어간지 얼마되지 않아 실시하는 이번 조업 중단이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생산시설 보완 작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가 현재 주간 1000대를 만들어내고 있는 기가팩토리4의 생산량을 최고 연간 50만대를 조립하는 수준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혀온 점을 감안하면 놀랄 일은 아니지만 이번 휴업의 배경에는 도색 문제도 있을 수 있다는 것.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는 머스크 CEO가 2년 전 기가팩토리4에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최첨단 도색 설비를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밝힌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머스크가 공언한 것에 비하면 현재 기가팩토리4에서 흑백 모델Y만 출고되는 것은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