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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운 감도는 이란과 사우디, 세계 유가불안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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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운 감도는 이란과 사우디, 세계 유가불안 자극

이란 시민들이 이란에서 미국을 몰아낸 지 43주년을 맞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시민들이 이란에서 미국을 몰아낸 지 43주년을 맞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동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동은 단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지만 최근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긴장이 전쟁으로 비화될 경우 세계는 다시 큰 에너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에너지 위기는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킬 것이고 경기 긴축을 더 자극하는 소재가 된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에서 패권을 다투는 국가이다. 리야드는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성직자 처형에 대응하여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에 있는 사우디 대사관을 습격한 후 테헤란과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도 최근 몇 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 에너지 인프라는 이란의 도발 표적이 될 수 있다.

사우디와 이란 관리들은 최근 몇 달 동안 만나 후티 반군과 사우디가 지원하는 군사연합 간의 예멘 전쟁을 포함한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당사자 간의 취약한 휴전이 지난달 만료되어 이란과 사우디 간의 긴장이 새롭게 고조되고 있다.

이란은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사우디와 다른 라이벌들이 9월 중순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란 반정부 시위의 배후라고 주장해 왔다. 이란이 내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에 무력 침공을 할 것이라는 설이 지속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의 공격에 대비해 지역안보의 굳건한 동맹인 미국과 협력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바이든 정부도 사우디에 대한 공격 우려가 높아지자 테헤란을 비판하고 이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수백 대의 드론과 기술을 러시아에 지원한 것에 대해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란은 당초 이를 부정하다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드론을 판매한 사실을 인정했다. 증거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빈 살만이 유가 안정을 위해 감산을 하지 말라는 미국의 요청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사우디와 군사 및 정보 채널을 통해 사우디 왕정과 사우디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호를 약속했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사우디 공격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항변한다. 이란 측은 “서방과 시온주의 정권이 이란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지역 국가들과 현재 긍정적인 추세를 파괴하려고 편향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에서는 “곧 또는 48시간 이내에” 공격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지역의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은 정보를 기반으로 사우디 또는 중동의 다른 지역에 있는 미국인에게 경보나 지침을 발령하지는 않았다. 미 국방부 대변인 팻 라이더 준장은 “미군 관리들이 이 지역 위협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말했다.

라이더 준장은 “이라크든 다른 곳에서든 우리 군대가 어디에 있든 우리를 보호하고 방어할 권리를 보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2019년 사우디 동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공격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사우디의 석유 생산량이 줄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있었다. 이란은 공격의 배후를 부인했지만, 그 공격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삼각형 모양의 폭탄 운반 드론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배치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우디는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예멘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발사한 드론, 미사일, 박격포에 의해 반복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최근 몇 주 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의 경찰에 체포된 후 9월에 22세의 마사 아미니가 사망한 후 잔인한 시위대 진압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하기 위해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한 것에도 제재를 부과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 단체에 따르면 시위 중에 최소 288명이 사망하고 1만4160명이 체포되었다. 혁명수비대가 젊은 이란인들에게 중단하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이란은 시위 중에 이라크 북부 쿠르드 분리주의 진지를 겨냥한 일련의 공격을 이미 시작해 미국 시민을 포함하여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현재 사우디는 하루 석유 생산량 1000만 배럴을 생산 중이고, 이란은 430만 배럴 정도를 생산 중이다. 이란이 사우디 에너지 시설을 드론이나 다른 무기로 공격할 경우 석유 시장에 대혼란이 야기되고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 사우디는 왕정의 불안을 막고 에너지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미군의 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이란의 무력 침공 가능성 때문에 다시 회복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이란의 행동이 중동 정세에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