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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성장 조건 다 갖춘 멕시코, 문제는 리더십 부재와 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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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성장 조건 다 갖춘 멕시코, 문제는 리더십 부재와 부패

세계 최고 시장을 곁에 두고 있는 멕시코는 지리점 이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고 시장을 곁에 두고 있는 멕시코는 지리점 이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멕시코는 세계 최고 시장 미국을 곁에 두고 있다. 미국은 자국에서 필요한 제품을 수입하는 다양한 경로 가운데 멕시코가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공급망으로 적극 활용 중이다. 멕시코에 대해 미국 본토에서 생산하는 것과 유사한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이런 지정학적 이점으로 멕시코는 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이다. 1억2000만 명의 인구가 2021년 1조3000억 달러의 GDP를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인프라법에서 보듯이 미국 본토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는데 멕시코는 예외다. 멕시코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미국 본토에서 생산한 것과 마찬가지로 보조금을 받는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시장이자 강대국인 미국과 접해 있고 통합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풍부한 자원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멕시코 선두기업들은 이런 생태계에서 성장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을 떠나는 많은 글로벌기업들이 멕시코를 생산기지로 삼으려고 투자를 모색 중이다.

미국보다 저렴한 물가, 인건비로 인해 외국인 직접투자가 올해 역대급으로 늘고 있다. 멕시코시티 시급은 중국보다 64%, 미국보다 90%가 저렴하다. 2022년 9월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194억 달러가 투자되었고, 2021년 한 해 동안 총 3190만 명의 외국인이 방문했다.

하지만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의 미래는 다른 경쟁국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다.

멕시코 성장률은 장기적으로 2% 내외다. 생산성이 낮은 때문이다. 2030년 GDP 규모가 1조8000억 달러다. 2050년 전망은 3조 달러 수준이다. 각종 이점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낮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이다.

◇멕시코의 문제는 리더십 부재, 부패와 불공정


2018년 당선한 6년 임기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4년간 멕시코의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을 위해 다양한 개혁 조치를 추진했다.

부패와 범죄를 청산하고 행정개혁을 단행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 군대를 통한 치안 해결 시도는 무력했다. 군대는 범죄를 해결하는 데 미숙했다.

대통령의 임기 첫 3년 동안 10만 명이 범죄로 사망했다. 2021년 총 3300명이 범죄로 사망했다.

공정과 분배의 정의를 위한 최선의 조치로 교육 개혁을 선정하고 강력하게 추진했다. 하지만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 개발과 고소득 좋은 일자리 창출은 지지부진했다. 초ㆍ중등 취학 연령 진학률은 거의 100%에 도달했지만 고교 진학률은 여전히 65%에 불과하다.

중학교육을 마친 상당수가 생활전선으로 빠진 것이다. 대학진학률은 2018년 42%에서 2019년 43%로 1% 늘었다. OECD 가운데 두 번째로 낮다.

고학력ㆍ고숙련의 인재가 부족하다보니 사회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한계가 있다. 특히, 여성 진학률이 낮다. 생산의 3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력 부분에서 멕시코는 경쟁력이 낮은 것이다.

낮은 임금, 심한 빈부격차, 고소득층의 사회적 책무 의식 결여가 멕시코의 문제다. 멕시코 빈곤층은 대략 1300만 명으로 이들은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 대략 5000만 명이 하루 3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다.

이들에게 의무교육은 가능하지만 고등교육 기회를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심지어 최저임금이 낮고 급여체계가 부실해 고학력 출신도 고임금을 받지 못한다. 가처분소득이 부족하다 보니 자녀나 인척 교육비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 가난과 학습 기회 부족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책값도 비싸다. 손쉽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기회가 없다. 공공도서관도 멕시코 남부 원주민 집단 거주 지역에는 부족하다.

이런 이유로 UN 인간개발지수에서 멕시코는 최저 수준이다. 멕시코는 지정학적 이점에 이어 미중패권 경쟁에 따른 차이나 러시와 프렌드리 쇼어링, 니어 쇼어링의 기회를 자국 성장의 발판으로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먼 거리에 있는 인도에 올해 1,000억 달러의 외국인 직접 투자가 쇄도하는 데 비해 멕시코에는 194억 달러만 투자된 것은 부패와 아직 불공정한 사회 시스템 때문이다.

고소득층들이 대부분 미국에서 교육 혜택을 누렸고, 그 자녀들도 해외에서 유학을 하는 고급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발전을 위해 희생하거나 헌신하지 않는다.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멕시코의 성장과 발전을 더디게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