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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 기업 세금 감면 확대…글로벌 칩 공급망 선두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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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 기업 세금 감면 확대…글로벌 칩 공급망 선두 유지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TSMC 본사 앞에 설치된 TSMC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TSMC 본사 앞에 설치된 TSMC 로고. 사진=로이터
대만은 자국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고 글로벌 칩 공급망에서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기술 연구 및 생산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금 감면을 확대했다.

대만 정부가 승인한 개정안에 따르면, 기술 기업들은 연구 개발한 지출이 정해진 수준에 도달하면 소득세를 4분의 1로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안은 또한 첨단 장비 투자가 일정 수준에 도달한 회사는 추가로 5% 세금 감면을 제공하고 대만에서 생산 및 개발 투자를 계속하도록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만이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은 지난 1년 동안 글로벌 많은 국가들이 자국 칩 산업 지원을 강화하여 생산을 늘리고 중국과 대만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대응 조치이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해외 의존도 탈피를 위해 이미 미국, 일본 및 유럽에서 새로운 공장이 건설되거나 계획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반도체 산업에서의 탁월한 지배적 위치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서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거나 대만에서 군사적 대결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서 비상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대만에 칩 생산이 집중되는 것에 세계적인 우려가 커지면서 더 많은 기업과 국가가 대만에서 또는 현지 칩 거대 기업인 TSMC에서 생산품을 옮기려고 시도하고 있다.

TSMC 최고 경쟁자인 삼성전자는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글로벌 기술 산업이 정치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첨단 반도체의 대체 소스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애플 CEO 팀 쿡은 내부 회의에서 자사가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 칩 소싱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2024년에 개장할 예정이며, 칩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두 번째 미국 시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고급 칩 제조 장비의 핵심 공급업체인 ASML 대표를 만나 투자 유치를 요청했다.

대만의 투자 입지로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차이잉원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세금 감면 정책을 설명했다.

이에 ASML은 2023년 대만에 생산 공장과 R&D 센터를 설립을 위해 1조2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한국에 투자하는 금액보다 약 5배 많은 금액이다. ASML CEO 피터 웬닝크는 2025년까지 한국 동탄에 2,4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경기도는 ASML이 해외 지사에 투자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대만 언론 매체는 11월 17일 프레데릭 슈나이더-모누리 ASML 부사장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회담에서 사상 최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투자 위치는 링코우 1 산업 단지이며, 1단계 투자는 최소 1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ASML은 대만 투자를 계속 늘리고 대만 고객 기반과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지원할 것임을 강조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ASML은 현재 대만 5개 공장 에서 4,5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대만의 새로운 세금 감면 정책 노력이 이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세금 감면안은 입법부에 전달되며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어 2029년 말까지 시행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은 글로벌 기술 공급망 허브로 군사 및 기업 컴퓨팅 서비스에 사용되는 세계 최첨단 칩의 90% 이상을 제조하고 있다. 전 세계 핸드셋 칩 시장의 85%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 퀄컴은 TSMC의 공급에 의존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야 입장 차이로 한국 반도체산업 육성 지원 법안이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한국의 정치가 한국 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