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방역 당국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시행해온 해외발 입국자 시설 격리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시행일지는 1월8일 부터이다. 중국 방역 당국은 내달 8일자로 코로나19에 적용해온 '갑(甲)'류 감염병 방역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며 출입국 관련 방역 최적화 조치로 이 같은 방침을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규정상 해외발 입국자는 5일 시설격리에 3일 자가격리 등 8일간 격리를 하게 돼 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는 내년 1월 22일이다. 해마다 법정 휴일에 앞서 춘제 휴무를 실시하는 업체들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예년보다 최소 보름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휴무 기간도 예년보다 훨씬 길게 잡는 업체들이 많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춘제 법정 휴일은 7일이다. 고향에 다녀와야 하는 농민공들이 많은 생산 업체들은 춘제 전후로 보름가량 쉬는 곳이 많은데 이번에는 20일에서 길게는 두 달까지 늘린 곳이 많다는 것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후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는 중국에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설 명절 '춘제'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지난 2년간 엄격한 이동 제한 때문에 고향 방문을 미뤘던 도시 거주자들이 올해는 상당수 귀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도시 지역에 국한됐던 코로나19 확산세가 고령 인구가 많은 농촌으로 번지면 사망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기업별로는 춘제 연휴에 2주 이상 쉬는 곳도 있어 빠르면 1월 둘째주부터 고향을 찾아 떠나는 '대이동'이 시작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4일 "수억 명이 귀향을 준비하면서 대도시를 휩쓴 코로나19 감염 물결이 소도시와 농촌 지역을 압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여행 플랫폼에서는 내년 춘제 귀향인구를 2019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80%로 예상하고 있다.
춘제 여행의 목적지인 농촌 지역에는 고령인구가 밀집해 있다. 60세 이상 인구 비중이 도시는 15.8%지만, 농촌은 23.8%로 크게 높다. 도시 지역보다 기저질환을 보유한 사람도 많다. 춘제를 기점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의료 시스템이 낙후된 농촌에서 사망자가 빠르게 늘어날 위험성이 커진다. 인터넷상에서는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위원장이 "농촌은 보건 시스템이 취약하고 많은 노인들이 기저질환을 갖고 있어 명절 기간에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발언한 내용이 회자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역별로 방역 완화책을 계속 내놓고 있다. 베이징, 저장성, 충칭, 안후이성 등에 이어 상하이시도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만 7일간 재택격리를 한 후 출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3년간 사실상 차단했던 홍콩과 중국 본토 간 이동도 재개된다. 홍콩 당국은 춘제 전인 다음달 중순부터 단계적으로 이동 가능한 인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