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관, TV,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보는 영화가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영화라면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 영화 시장도 그 특성상 파악이 쉽지 않지만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추산된다.
공짜인 경우도 있고 돈을 내더라도 매우 저렴한 비용만 치르면 되기 때문에 영화 암시장은 무시 못할 규모를 자랑한다.
조사는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무소의 도움을 받아 불법적으로 영화 콘텐츠를 공유하는 수단인 토렌트는 물론이고 불법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를 비롯한 각종 해적 사이트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불법유통 영화시장도 마블과 DC가 싹쓸이
그 결과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가 제작한 영화들이 거의 싹쓸이 수준으로 영화 암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라이어티가 최근 펴낸 ‘2022년 미국의 해적 콘텐츠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마블과 DC의 영화 암시장 점유율은 미국인이 가장 많이 본 해적 영화 10가지를 기준으로 할 경우 7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식 영화시장에서 이른바 ‘슈퍼히어로’ 영화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이들 영화 스튜디오가 암 시장에서도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마블은 미국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종합기업 월트디즈니컴퍼니의 계열사로 DC와 아울러 미국 슈퍼히어로 영화계의 양대산맥을 구성하고 있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어벤저스, 엑스맨 등이 주요 대표작이다.
DC 역시 미국 유수의 영화사인 워너브라더스의 자회사로 대표작으로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저스티스 리그 등이 있다.
◇최다 시청 해적판 영화는 DC코믹스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버라이어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지역에서 가장 많이 불법유통 된 영화 1위는 DC가 지난 2021년 발표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대 해적 영화 가운데 이 영화가 차지한 점유율은 21%였다.
이어 역시 DC가 제작한 배트맨이 13%로 2위를 기록한 가운데 마블이 지난해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9%로 3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마블이 지난해 선보인 ‘토르: 러브 앤 썬더’가 4위, 지난해 개봉한 DC의 ‘블랙 아담’이 9%로 5위, 컬럼비아팩처스가 지난해 발표한 게임 원작 실사영화 ‘언차티드’, 마블 영화 ‘이터널스’,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이 각각 8%로 공동 6위, 유니버설픽처스의 ‘주라기공원: 도미니언’이 9위, 월트디즈니픽처스의 ‘엔칸토’가 10위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유통 영화, 화질 개선 및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큰 인기
이번 집계를 진행한 무소에 따르면 해적판 영화는 불법적인 경로로 유통되는 영화의 화질이 종전보다 크게 좋아진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면서 그 어느 때보다 큰 인기를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불법 영화를 볼 수 있는 사이트의 지난해 트래픽은 미국과 영국을 기준으로 할 경우 전년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해적판 영화를 영화 소비자들이 찾게 되는 주요한 경로로는 직접 해당 사이트를 파악해 들어가는 경우가 65.4%가 으뜸을 차지했고 온라인 검색을 통해 찾는 경우가 25.8%로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소개나 추천을 받아 알게 된 경우 4.6%,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경우가 3.8%, 이메일을 통해 알게 된 경우가 0.6%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