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영국서 터져나온 '전기차발 주차장 붕괴' 경보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영국서 터져나온 '전기차발 주차장 붕괴' 경보

기계식 주차장. 사진=비즈니스헤드라인즈이미지 확대보기
기계식 주차장. 사진=비즈니스헤드라인즈
내연기관차와 비교할 때 전기차에 관해 생각보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무게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즉 엔진을 전기 모터로 대체한 것이므로 내연차보다 가벼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엔진만 없을 뿐 아니라 변속장치, 변속장치와 맞물린 각종 장치도 전혀 필요 없어서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다. 전기차를 움직이는 배터리의 무게 자체가 아직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쇳덩어리나 다름없는 이 배터리 때문에 전기차는 내연차에 비해 평균 200kg 정도 무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외 주차장이나 건물 내부의 부설 주차장 형태로 주로 운영되는 기계식 주차장이 전기차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경고가 영국에서 나왔다. 특히 설치한 지 오래된 주차장일수록 붕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60~70년대 지은 노후한 기계식 주차장 붕괴 위험 커


1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주차협회(BPA)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전기차 보급률이 근년 들어 크게 높아지면서 전기차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는 영국 전역의 주차장들도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국가적인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고서는 특히 “여러 층으로 지어진 기계식 주차장이 가장 취약한 상황”이라면서 “이들의 상당수는 지난 1960~1970년대에 오늘날보다 크게 가벼웠던 자동차에 맞춰 지어진 노후된 주차장들”이라고 강조했다.

텔레그래프는 현재 영국 전역에 설치된 여러 층의 기계식 주차장은 6000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포드자동차가 F-150 픽업트럭을 기반으로 만든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무게는 그냥 F-150보다 900~1400kg나 더 나간다. 테슬라 모델3의 공차 중량은 1672kg, 아우디 E-토론의 중량은 2351kg이나 된다. 비교적 가볍다는 닛산 리프의 경우도 1580kg에 달한다.

◇영국주차협회 “대책 마련 시급”


보고서는 이들 주차장 구조물의 피로도가 이미 상당 수준에 이른데다 내연차보다 무거운 전기차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붕괴 사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BPA는 “시제로 최근 6개월간 일부 기계식 주차장을 대상으로 점검을 벌인 결과 전기차의 중량을 버티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된 곳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BPA는 노후 주차장에 대한 전면적인 구조물 강도 조사는 물론 일정한 무게를 넘는 차량의 주차장 이용을 규제하는 방안, 주차장 구조물에 적용하는 활하중 기준을 전기차 시대의 개막에 걸맞게 대폭 끌어올리는 방안 등을 담은 권고안을 금명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활하중이란 구조물을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수직방향의 중력 하중을 뜻한다.

◇픽업트럭 선호도 높은 미국도 발등에 떨어진 불


텔레그래프는 이 문제는 영국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승용차보다 크게 무거운 픽업트럭의 선호도가 높아 픽업트럭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운행되는 미국에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