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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전기차 보조금 전액 지급 차량 10종 모두 미국산...현대차·기아는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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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전기차 보조금 전액 지급 차량 10종 모두 미국산...현대차·기아는 탈락

NYT, 현대차가 중대한 불이익 당했다고 평가

테슬라 전기차.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전기차. 사진=로이터
미국 재무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종을 선정해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주는 한 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10개에 불과했다. 이는 기존의 40여 개 차량에서 4분의 3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모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되는 현대차 GV70은 세부 요건 발표 이전에는 보조금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제외됐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현대차와 같은 외국산 자동차가 중대한 불이익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도요타, 폭스바겐, 닛산을 비롯한 외국 업체에 비해 최소한 당분간 이득을 누리게 됐으나 다른 업체들로 공급망 체인 변경을 할 것이고, 보조금 지급 차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전기차와 배터리 합작 공장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 중인 GV70 배터리를 북미산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현재 GV70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중국산이다.

미 재무부가 기존에는 북미산 조립 요건만 맞추면 보조금을 주었으나 올해부터 IRA 세부 지침에 따라 전기차에 장착하는 배터리 요건을 충족해야 보조금을 주고 있어 대상 차종이 크게 줄었다. 미 재무부가 작년 12월 29일 발표한 백서에 따르면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 '배터리 부품 요건'은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전체 부품 가치 중 50%(2029년까지 100%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이 북미 지역 안에서 제조 또는 조립되면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부여하도록 했다. 또 '핵심 광물 요건'에선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2027년까지 80% 이상으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해야 나머지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도록 했다.

미 재무부의 이날 발표로 최고 승자 중의 하나는 테슬라라는 평가가 나왔다. 테슬라의 주력 차종인 모델 3과 모델 Y가 한 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다. 다만 중국에서 제조된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 3 고급 차종 일부는 한 대당 3750달러의 보조금만 받는다.

재무부가 이날 발표한 7500 달러 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은 테슬라 모델3과 모델 Y와 함께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포드 F-150 라이트닝, 링컨 애비에이터 그랜드 투어링, 쉐보레 볼트, 쉐보레 블레이저, 쉐보레 실버라도, 쉐보레 이쿼녹스, 캐딜락 리릭 등 모두 미국산 자동차이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순위 3위인 포드의 머스탱 마흐-E는 폴란드에서 만들어진 배터리를 장착한 탓에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었다. 지프 랭글러, 지프 그랜드 체로키, 포드 E-트랜싯, 포드 이스케이프, 링컨 코세어 그랜드 투어링, 테슬라 모델3도 절반의 보조금을 받는다.

백악관은 이날 2030년까지 신규 판매 자동차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 및 공공 부문 전기차 사용 확대 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우버를 비롯한 차량 공유 서비스가 동참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우버는 소속 운전자들의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자체 '그린 퓨처'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말까지 플랫폼을 통한 전기차 주행을 4억 마일(약 6억 437만km)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다른 차량 공유 서비스 '집카'는 소속 전기차의 25%를 취약 계층에 할당하기로 했다. 엑셀 에너지와 콜로라도 카 셰어 등 다른 업체는 별도의 전기차 공유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백악관은 월마트와 손잡고 2030년까지 전국의 월마트 및 샘스클럽에 전기차 충전 시설을 설치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