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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골디락스 시나리오' 성공 가능성에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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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골디락스 시나리오' 성공 가능성에 자신감

올해 말 인플레 3.2% 제시
GDP 증가율 1.0% 전망
5월 소매판매 증가 희망적
노동시장 약화 시장 한몫
월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월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 없이 연착륙(소프트랜딩)에 성공할 수 있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 월가에서 나왔다. 연준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제시한 경제전망요약(SEP)을 살펴보면 연준의 통화 정책이 소프트랜딩 시나리오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은 미국이 연착륙할 것으로 예상하고, 침체도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 매체 ‘악시오스’는 “연준이 갈수록 골디락스(goldilocks)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SEP에서 올해 말 인플레이션을 3.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3월 당시 전망치 3.3%보다 약간 내려간 것이다. 변동 폭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지난 3월 3.6%에서 6월에 3.9%로 올렸다.

연준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1.0%로 직전 전망치 0.4%보다 올라갔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지난 3월 4.5%에서 4.1%로 낮췄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아직은 대체로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미국 경제에서 3분의 2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가 튼튼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이는 경기 침체가 오고 있다는 전망과는 맞지 않는 현상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가 자동차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0.2% 감소할 것이란 전문가 예상치를 뒤엎었다. 변동성이 큰 휘발유와 자동차를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2% 늘었다.

미국의 노동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이 서서히 해소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4∼1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2000건으로 전주와 같았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77만5000건으로 2만 건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노동 시장 약화가 시작됐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팬데믹 당시에 유행했던 대퇴직(Great Resignation)이 끝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CNN에 따르면 최악의 팬데믹 이후 2년 동안 해마다 거의 5000 명이 정신적·육체적 탈진이나 직업 불만족, 자녀나 노부모 돌봄 등을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고금리와 고물가 사태 속에서 미국 직장인의 자발적 퇴직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1년에 4770만 명이 자발적으로 퇴사했고, 당시 이는 2001년 연례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에는 더 늘어 5050만 명이 일터를 떠났다.

그렇지만 미국 시장의 노동 수요는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4월 구인 건수가 1010만 건을 기록해 4개월 만에 1000만 건을 넘었다.

고용은 강하게 유지되면서 인플레이션이 꺾이면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임금발(發)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이 줄어들면 연준이 과도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를 촉발하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잡는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근접할 수 있다.

골디락스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큼 과열되지도 않고, 경기 침체를 우려할 만큼 냉각되지도 않은 경제 상태를 뜻한다. 골디락스 경제에서는 물가 상승 부담 없이도 실업률 하락, 소비 확대, 주가 상승,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은 3%대로 크게 낮아졌다. 이번 달 미시간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3%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4.2%)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미국인들이 1년간 3% 초중반대 물가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뜻으로 지난 2021년 3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낮다.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1%로 2021년 5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미시간대 조사에서 더 낮은 수치가 나왔다. 이로써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