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중앙은행을 포함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BIS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예상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중앙은행에 “인내의 게임에서 이기려면 긴축 통화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BIS는 26일(현지 시간) 연례 경제 보고서에서 물가 안정과 재무 위험 관리를 당면 과제로 꼽았다. BIS는 인플레이션이 미국과 유럽의 산길을 넘어섰지만 "마지막 구간을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가계 소득이 압박을 받고 있는 반면, 많은 국가에서 파업을 통한 임금 인상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BIS는 가계 소득이 증가하면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흡수하기보다는 전가할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물가 전망이 강할수록 인플레이션 심리를 극복하기 힘들어져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이 계속 확산되어 결국 가격 하락이 어려워진다.
BIS는 인플레이션 통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중앙은행이 긴축 통화 정책을 계속할 것을 촉구하면서 "가장 큰 위험은 너무 빨리 승리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거듭 금리 인상을 해왔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연기하는 등 정책 결정에 이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장기화되면 금융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BIS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의 긴축 기간은 높은 수준의 부채, 급격한 인플레이션 및 치솟는 주택 가격을 동반할 때 "은행에 심각한 스트레스를 야기"했다.
특히, 급격한 인플레이션의 경우 금리 인상이 시작된 후 3년 이내에 은행 위기가 발생할 확률은 25%에 달했다. 주택 가격 상승은 35%로 추산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부가 대규모 재정 조치로 전환했을 때 이러한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은행 등 지방은행들이 잇달아 파산했고, 스위스에서는 크레디트 스위스 그룹이 문을 닫아야 했다. 은행 감독 강화, 비즈니스 모델 및 자산 관리 시스템 검토와 같은 개별적인 과제가 있지만,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금리가 계속 유지된다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부담은 계속 증가 할 것이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