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새 소셜미디어(SNS) '스레드'(Threads)의 기세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루도 안 돼 수천만개의 계정이 오픈됐다. 빌 게이츠와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사(셀럽)들도 잇따라 스레드로 뛰어들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스레드 가입자가 4천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출시된 지 16시간 만이다. 출시 5일 만에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어 화제가 됐던 챗GPT를 크게 능가하는 속도다. 트위터의 월간 활성 이용자 3억6천만명에 대한 추격이 본격 시작된 셈이다. 스레드는 이 시각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1위에 올라 있다.
'트위터의 대항마'로 출시 전부터 주목받아온 점도 호재다. 스레드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 후 트위터를 떠난 이용자와 광고주들을 겨냥해 트위터와 비슷한 기능을 갖췄다. 기본적으로는 텍스트 기반으로 실시간 소식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게시물당 500자까지 지원된다. 이미지 사진은 물론 동영상도 최대 5분 분량까지 올릴 수 있다. 트위터와 다른 것은 해시태그가 없고, 일대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DM 기능도 없다. 현재로서는 PC용 웹 사이트가 없고 아이폰 등 앱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스레드 계정을 없애려면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해야 한다.
스레드는 메타가 지난 1월부터 트위터 대안으로 개발해 온 SNS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그의 정책에 실망해 트위터를 떠난 이용자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트위터 인수 후 주요 게시글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수정하고 사용자 신원을 확인하는 등 콘텐츠 정책을 변경했다. 특히 주말에 읽을 수 있는 트윗수를 제한하는 조치는 많은 이용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트위터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당초 트위터 인수에 관심이 있었던 저커버그에게 기회가 됐다.
스레드는 트위터처럼 텍스트를 기반으로 온라인상에 짤막한 글을 올려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이크로블로깅' 앱 기능을 갖췄다. 게시글에는 글자 수와 함께 좋아요, 답글, 공유 등 트위터에서 볼 수 있는 아이콘이 있고, 디자인도 트위터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스레드를 '트위터 킬러'라고 부르고 있다. 스레드는 메타의 기존 SNS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트위터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이용자는 기존 인스타그램 계정을 이용해 접속하고 스레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억명으로, 3억6000만명의 트위터를 크게 능가한다.
무엇보다 저커버그의 메타가 경쟁업체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서비스를 성공시킨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는 점은 스레드가 트위터의 대항마로 부상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스토리'라고 불리는 24시간 후에 사라지는 게시물에 대한 기능은 메타가 스냅챗 기능을 차용한 것이다. 지금은 이용자가 스냅챗보다 메타에서 이 기능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메타는 또 최근 틱톡과 유사한 '릴'이라는 짧은 비디오 플랫폼을 선보였다. 릴이 최근 메타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와 머스크의 '격투'가 실제로 성사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레드는 두 CEO 격투의 발단이 된 서비스다. 트위터 사용자가 지난달 21일 머스크에게 스레드 관련 질문을 했고, 머스크는 “전 세계가 속절없이 저커버그의 손가락에 놀아나게 됐다”고 비꼬았다. 이에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가 “저커버그가 주짓수 연마하고 있다”며 “조심하라”고 말하자 머스크는 “나는 그와 케이지결투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에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에 “장소를 대라”라고 응수했고, 머스크는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답해 두 사람의 격투가 성사됐다. 뉴욕타임즈는 두 사람이 이종 격투기 스파링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두 CEO는 UFC 한 프렌차이즈 사장에게 싸울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출시 직전 저커버그와 머스크가 주짓수로 '세기의 대결'을 벌일 뻔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스레드 홍보 효과에 도움이 됐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