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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미자동차노조, 내주 파업 찬반 투표...한국 배터리업체에 미칠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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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미자동차노조, 내주 파업 찬반 투표...한국 배터리업체에 미칠 파장은

LG엔솔·삼성SDI· SK온 노동자 처우 문제 협상 쟁점 부상…공장 신·증설 지연될 수도
전미자동차노조(UAW).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전미자동차노조(UAW). 사진=AP/뉴시스
미국 최대 자동차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다음 주에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UAW는 15일(현지시간)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빅 3 완성차 업체와의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15만 명에 달하는 노조원이 파업에 돌입할지 투표한다. UAW는 미국 완성차 3사의 노조원대표해 4년마다 노사협상을 한다. UAW와 완성차 3사와의 기존 협약은 오는 9월 14일 종료된다.

이번 협상 결과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기아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UAW 소속이 아니다. 그렇지만, UAW는 미국 자동차 3사와 한국 배터리 기업이 설립한 합작 법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숀 페인 UAW 회장은 배터리 공장 노동자의 임금 인상이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는 합작사가 UAW와의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GM 등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근로자의 임금을 노사협상에서 다루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측간 협상 타결이 쉽지 않고, 삼성 SDI 등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페인 UAW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파업 여부가 전적으로 자동차 제조업체 경영진에 달려 있다”면서 “빅3 자동차 업체가 진지하게 협상에 임할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업이 승인되면 계약 만료 시한인 다음 달 14일 이후에 파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UAW는 특정 완성차 업체 한 곳을 정해 먼저 파업을 한 뒤 협상 경과에 따라 다른 완성차 업체 사업장으로 파업을 확대할지 결정한다.
UAW는 주당 500달러 (약 66만 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UAW는 향후 4년 동안 임금 40% 이상 인상, 퇴직자 혜택 확대, 생활비 지급 확대 등을 협상 조건으로 제시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아직 노조 측 요구에 대한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가량이다.

UAW는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 생산 체제로 완전히 전환하면 노동 인력 수요가 현재보다 3분의 1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대체로 완성차 업체가 아니라 노조가 없는 배터리 전문 제조업체가 만든다. 이에 따라 UAW는 앞으로 노조원이 급감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미국 자동차 3사와 UAW 간 원만한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내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나는 모든 쪽이 공평한 합의를 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노조의 강력한 지지를 바라고 있으며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입지도 약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UAW는 2020년 대선 당시에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차기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 표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UAW는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임금이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UAW는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에 막대한 지원금을 제공하면서도 자동차 업계 노동자의 일자리 감소 대책 등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UAW는 배터리 합작사도 임금 협상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UAW는 자동차 배터리 공장 직원들의 봉급이 완성차 업체 선임 근로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UAW의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 내 새 전기차 배터리 공장 근로자 처우 문제가 새로운 불씨로 등장했다. UAW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 4곳이 새로 가동에 들어갔고, 삼성 SDI와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을 포함해 19개 공장이 건설될 예정이다. UAW는 이 노조에 가입하려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자체적으로 노조를 먼저 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사인 오하이오 워런의 얼티엄셀즈 공장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찬성 710, 반대 16표로 UAW에 가입하기로 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