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데이터들…中, 제2 죽(竹)의 장막을 치다

중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면서 점점 더 민감한 경제 관련 데이터를 비공개 전환하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가 바로 급증하는 청년 실업률에 대한 데이터 발표를 전격 중단했다.

16세에서 24세 사이 청년 실업률이 지난 6월 21.3%를 기록한 이후 사회 안정 유지를 중요시하는 집권 공산당에게 꽤나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중국 경제가 2023년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회의적인 전망이 계속되면서 광범위한 데이터 제공이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또한 미중 패권 경쟁에서 미 바이든 행정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발표를 제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국의 많은 경제 데이터들은 조용히 사라지는 반면, 실업률 억제 등 관련 결정들은 언론에 빠르게 발표되고 있다.

실제 고용률 통계는 복잡하고, 경제나 노동 패턴의 특성 변화를 현재의 모델이 제대로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결정을 정부가 할 수 있다. 다만 그 수치가 새롭게 갱신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 개선점 시행 타이밍은 의문이 된다.

토지 거래 데이터도 월간 발표에서 누락됐다. 토지 개발업자들이 구입한 규모와 가격대를 보여주는 데이터다. 토지 거래 데이터 발표는 1998년부터 해오던 것이었다. 지난해 개발용 토지 거래가 50% 이상 급감하면서 그 이후 관련 데이터 발표가 되지 않고 있다.

토지 거래량 감소는 주택 등 부동산 위기가 정부 발표보다 더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토지거래로 인한 지방정부 세수가 23%나 감소했다.

또 다른 중요 경제 데이터인 외환 보유고도 정확한 수치인지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2017년 이래로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점점 더 큰 무역흑자를 내 외환보유고의 증가로 이어졌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저하게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전 미 무역 및 재무부 관리인 브래드 세서는 실제 외환보유고의 절반 정도가 "숨겨져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중국의 외환보유고 중 많은 금액이 중국 인민은행 장부상엔 나타나지 않고 '그림자 준비금'으로 숨겨져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국영 상업은행 및 정책금융기관과 같은 곳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고 말했다.

무역수지, 경상수지 등 흑자가 계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화가 안정세를 보인 것은 외환시장 개입에 일부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불투명성은 채권 거래에서도 나타난다. 심지어 민간 부문의 일부 데이터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3월 채권 거래 중개업자들이 오랫동안 채권 거래자들이 의존해 온 데이터 공급업체들에 집계된 채권 발행의 정보 제공을 중단하면서 채권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이틀간 채권 거래가 중단된 후 하루 이틀 사이 채권 거래가 30%에서 60% 급감했다. 일부 언론은 이는 데이터 보안 우려를 해결하려는 규제 당국 때문이라고 전했다.

2022년 5월,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주요 채권 거래 플랫폼은 중국 본토 20조 달러 채권시장에서 기록적인 유출 이후 조용히 거래 정보 데이터 제공을 중단했다.

일부 기업의 등록 자료는 해외 고객들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 또한 중국 당국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을 이해하도록 지원하는 컨설턴트와 연구원들을 조사하기도 했다.

지난 팬데믹 기간 대표적으로 중국 정부가 숨긴 것이 코로나 사망자 통계 발표다.

중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성 가운데 저장성 공식 발표 자료를 인용해 7월 중국의 금융 전문매체인 카이신이 올 1분기 중국 화장장이 전년동기 대비 72.7% 급증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국 정부의 코로나 봉쇄를 갑자기 완화한 이후 보기 드물게 코로나 사망률에 대한 시사점을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데이터는 사라졌다. 공식 발표 자료는 인터넷에서 삭제됐고, 카이신도 그 발표에 대한 보도를 삭제했다.

중국 당국이 모든 감염 사태를 막으려는 시도를 포기하면서 지난해 말 출구 전략 시행 이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코로나로 사망했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발병 초기 첫 5주 동안 거의 6만명의 코로나 관련 사망자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시도는 학문 영역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월 1일부터 인기 있는 학술 데이터베이스인 국립 중국지식기반(이하, CNKI)의 일부에 대한 해외 접근이 차단됐다. 이는 외국 학자들이 더 이상 중국 논문, 특허, 통계 및 학회 절차에 접근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통계 연감과 중국 인구 조사 데이터에 대한 접근도 곧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CNKI 성명에 따르면 접근 제한 변경은 국가 간 데이터 전송에 관한 2022년 법을 준수하기 위함이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찾기 어려운 정보는 경제 데이터뿐만 아니라 고위 정치인이나 관리들에 대한 공식적인 경력 사항들이다. 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상세한 이력서 대신에 몇 문장 정도의 기본적인 개인 정보만이 제공되는 데 그치고 있다.

또한 지난 10월 시진핑 주석이 3연임에 성공한 다음 공산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활동 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은 지 3개월이 지나고 있다. 공산당 정치국은 보통 매달 회의를 열고 논의된 내용의 세부 사항을 담은 보도자료를 발표한다. 그런 행위 자체가 지난해 11월, 올 1월, 5월에는 없었다.

대표적으로 최근 신임 중국 외교부장도 공개 석상에서 한 달간 사라졌다가 지난 7월 돌연 한마디 해명도 없이 사직하는 등 중국 정치권에 대한 정보 공백도 커지고 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