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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복 소비'는 끝났다...올가을부터 소비 감소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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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복 소비'는 끝났다...올가을부터 소비 감소 예상

연준도 비필수 물품 등 소비 감소 분석…"경기 침체 오지 않을 것" 전망 우세
올여름 미국과 전 세계를 강타한 영화 '바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올여름 미국과 전 세계를 강타한 영화 '바비'.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팬데믹 이후에 유행했던 ‘보복 소비’가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으로 바뀌면서 팬데믹 당시에 억눌렸던 소비가 급증했다. 그러나 이제 고물가·고금리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보복 소비 현상이 사라지고 있다.

CNN 비즈니스는 7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 동향 분석을 담은 베이지북 보고서를 인용해 보복 소비가 종착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팬데믹 이후 억눌려 있던 이른바 보복 소비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비필수 물품을 비롯한 다른 소매 지출둔화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억눌렸던 여행 수요 회복 덕에 올여름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보고서는 "관광과 관련한 소비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과 영화 ‘바비’, ‘오펜하이머’ 열풍은 보복 소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올여름 미국 경제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던 소비가 올가을부터 줄어들 것이라고 CNN 비즈니스가 전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대학 학자금 융자 상환 재개, 저축 소진, 대출 부담 증가로 인해 호주머니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은 베이지북 보고서에서 "소비자들이 저축을 소진한 상태에서 소비를 유지하기 위해 대출에 더욱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에 달한다. 소비 감소는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금융기관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여전히 낮다고 본다.

미국의 주요 언론과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소프트랜딩(연착륙)에 성공하고,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용과 소비 증가로 경기 침체가 현재로선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CNN 비즈니스도 “경제 전문가들과 투자자들 모두 더는 경기 침체가 곧 올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내년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전망을 거둬들였다. 바클레이스와 씨티그룹은 내년 봄 완만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던 기존 주장을 유보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프트랜딩 현실화 가능성이 매우, 매우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 올랐다. 지난 6월에 기록한 2년 내 최소폭 상승인 3.0%보다는 상승폭이 조금 커졌다. 이 지표는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증가해 6월과 상승폭이 같다.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핵심 PCE 가격지수 7월 수치는 1년 전보다 4.2% 상승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