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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고립주의 미국, 우크라이나 원조 지원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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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고립주의 미국, 우크라이나 원조 지원 축소”

미국의 고립주의로 인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중단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
미국의 고립주의로 인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중단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본사 자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의지에는 만료일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에게 절실히 필요한 미국의 지원은 언제 종료될지 모른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하는 맷 게이츠 의원은 지난주 공화당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을 주도했다. 그는 매카시 의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기 위해 밀실 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매카시는 미국 정부의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9월 말 합의한 임시 예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 60억 달러(약 8조 580억 원)를 삭감했지만 공화당 강경파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동조하지 않는 의원이 차기 하원의장이 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은 즉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다.

공화당원의 80% 이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후보들(트럼프 전 대통령,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투자자 비벡 라마스와미)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인의 거의 절반이 원조 중단을 희망한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인들은 1920년대 이후 처음으로 고립주의자들을 백악관에 보낼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미국과 세계가 직면하게 될 운명적인 선택이다.

독립 당시 미국은 다른 나라들의 전쟁에 대해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믿었지만 고립주의가 곧 중립성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고립주의가 심화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공정하게 대우하려 들지 않게 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일부 공화당원들의 동정심에 힘입어 다른 공화당원들의 의견은 묵살되기 일쑤였다.
해임되기 전에 맥카시 의원은 하원 의장으로 남아 있기를 원했기 때문에 워싱턴을 방문하는 동안 의회에 연설하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했다.

미국의 양대 정당은 대체로 중국이 미국의 헤게모니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그들은 서방 국가의 이웃에 방화를 일으키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을 갖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고립주의는 유럽 문제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것은 세계의 나머지 부분과 미국이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차 대전 후 로버트 태프트 상원의원이 이끄는 미국 고립주의자들은 194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설에 반대했지만 같은 해 미국이 중국의 공산주의 혁명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선 분노했다.

오늘날에도 비슷한 징후가 있다. 공화당 고립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의 초점을 중국의 진정한 위협으로부터 돌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역사는 고립주의자들이 대개 실패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제1차 세계 대전 후, 미국은 상원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주창한 국제 연맹에 대한 미국의 참여를 거부한 후 20년 동안 유럽 정치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제 미국은 100여 년 만에 다시 고립주의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나 미국의 손길이 필요한 다른 나라에는 좋지 못한 소식이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