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특히 낸드플래시 시장의 장기 불황이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양 사의 합병 재시도는 더욱 관심을 모은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전문기업이었던 WD는 지난 2016년 약 160억 달러를 들여 플래시 메모리 저장장치 전문기업 샌디스크를 인수하고 낸드플래시 전문기업으로 거듭났다.
이후 WD는 샌디스크와 낸드 플래시 부문에서 협력해 왔던 일본의 도시바메모리 코퍼레이션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 관계는 2018년 도시바메모리 코퍼레이션이 매각되어 키옥시아로 이름을 바꾼 이후에도 계속됐다.
WD의 메모리 사업 분사 방침으로 양 사 합병 계획 다시 불붙어
양 사의 합병 계획은 지난 7월 WD가 메모리 사업부의 분사를 결정하면서 재시동이 걸렸다. WD 본사가 아닌, 분사한 메모리 사업부와 키옥시아 간 합병을 추진함으로써 서로 간 이견을 최소화하고 합병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닛케이는 양사 간 합병이 최종 확정됐으며, WD이 금융 기관과 협력해 대출 조건 및 기타 조건을 설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3대 은행과 일본 개발은행 등은 이번 합병을 위해 1조 5000억~1조 9000억 엔(약 13조 5800억 ~ 17조 21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고려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합병으로 키옥시아와 WD의 메모리 사업부는 단일 지주회사로 통합된다. 기업 가치를 기준으로 전체 지분의 63%를 키옥시아가 소유하고, WD가 37%를 소유한다. 자본 조정 후 최종 분할 비율은 WD가 50.1%, 키옥시아가 49.9%가 될 예정이다.
또 노부오 하야사카(Nobuo Hayasaka) 키옥시아 사장이 합병 회사의 사장이 되며, 키옥시아의 임원진이 이사회의 과반수를 구성하게 된다. 새로운 회사는 미국 회사로 등록되지만 본사는 일본에 그대로 둔다. 이후 나스닥과 도쿄증권거래소 동시 상장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낸드플래시 업계 지각변동 예고…각국 규제당국 승인이 변수
업계에선 양사가 재차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로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장기화하는 낸드플래시 불황을 버티기 위해서라고 풀이한다.
그간 투자자들로부터 메모리사업부의 구조조정을 요구받아 온 WD와 낸드 불황으로 적자만 늘고 있는 키옥시는 합병을 통해 구조조정 및 시설 재투자에 드는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어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키옥시아는 2023회계연도 1분기(4~6월)에 1308억엔(약 1조 1800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한국 기업이 주도해 온 낸드플래시 업계 주도권도 가져올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조사 전문기업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키옥시아가 19.6%로 2위, WD이 14.7%로 4위를 차지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단숨에 34.3%의 점유율로 현재 1위인 삼성전자(31.1%)를 앞지르게 된다. 그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17.8%)도 이번 합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양 사의 합병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는 만큼, 각국 규제당국의 합병 승인 과정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미국과 일본은 문제가 없지만, 미국 주도의 반도체 제재를 받는 중국은 WD와 키옥시아의 이번 합병을 쉽사리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