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남미의 트럼프' 등장에 아르헨티나 페소 휴지조각 공포

글로벌이코노믹

'남미의 트럼프' 등장에 아르헨티나 페소 휴지조각 공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자가 19일(현지시간)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자가 19일(현지시간)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남미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자유전진당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가 당선되면서 아르헨티나 화폐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밀레이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아르헨티나 공식 통화인 페소를 버리고 달러를 쓰자는 등 파격 공약을 내걸면서 나라 안팎에서 하루라도 빨리 페소를 달러로 바꿔야 한다는 공포감이 퍼지고 있어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일 대선 결선투표 결과가 나온 뒤 20일 공휴일(주권의 날)을 지나 문을 연 아르헨티나 외환 암시장에서 페소 가치가 전장 대비 12% 낮은 달러당 1045페소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당국의 자본 통제 속에 페소·달러 공식 환율은 356페소 수준인데, 암시장에서 페소 가치가 66% 가깝게 평가절하된 것이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밀레이의 당선으로 향후 6주간 페소 가치가 80%가량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밀레이 당선인은 143%에 이르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 고질적인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평가된 페소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달러를 공식 화폐로 채택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파나마·에콰도르·엘살바도르 등이 달러를 공식 화폐로 사용 중이고, 소말리아·짐바브웨 등은 자국 화폐와 달러를 병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처럼 경제 규모가 큰 국가가 달러를 공식 화폐로 사용한 경우는 없다. 달러를 공식 화폐로 사용하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무력해지기 때문이다.

다음 달 10일 취임을 앞둔 밀레이 당선인은 당선 후 첫 연설에서 달러화 공식 화폐 추진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날 아르헨티나 주식과 채권 가격은 시장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했다. 아르헨티나 주요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메르발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22.84%나 급등해 신기록을 썼고, 거대 에너지 공기업 YPF는 민영화 기대로 38.62% 올랐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