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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관광산업 '빈대'로 복병…한국·홍콩·대만·일본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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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관광산업 '빈대'로 복병…한국·홍콩·대만·일본서 급증

프랑스 파리에서 살충제 회사가 빈대 예방을 위해 아파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 파리에서 살충제 회사가 빈대 예방을 위해 아파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 빈대가 급증하면서 코로나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관광산업 재개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3일(현지 시간)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달 초 홍콩에서는 공항철도 열차 내 빈대 신고가 접수되면서 현지 주민들 사이에 살충제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홍콩 정부는 이에 대응해 공항 점검을 강화하고 항공사 및 공항 당국에 비행기 및 시설의 위생 관리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대만에서도 빈대 발견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슈핑 쳉 국립대만대학교 곤충학 조교수는 대만에서 발생한 빈대는 대부분 동남아시아 국가와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몇 년간 빈대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10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는 인바운드 여행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초과했다.

파리, 런던 등 유럽 도시에 이어 10월 중순 한국에서도 빈대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이러한 불안감은 한국을 주로 방문하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의 국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은 빈대를 통제하고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빈대는 사과씨만 한 크기의 붉은 갈색 흡혈 해충으로 물렸을 때 가렵고 물집이 잡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빈대가 질병을 전파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물집 외에도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한국 내에서는 빈대 발생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당국은 11월 20일부터 26일까지 한 주 동안 전국에서 빈대가 70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주(68건) 대비 증가한 수치로 관광산업에 대한 우려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 정부는 빈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의 약 14만 개 노숙자 시설, 사우나, 요양원, 기숙사, 여행객 숙소 등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시는 매주 지하철 좌석을 청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빈대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발견되는 빈대는 프랑스와 영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팬데믹 이후 여행이 회복되면서 빈대 유입이 늘어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관광객들을 탓하는 것은 단순한 생각이라고 말한다.

차우양 리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대학교 도시 해충학 교수는 "최근 빈대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사실 빈대 재유행은 약 25년 전인 1998년에 시작됐다"고 말했다. 리 교수에 따르면 1940년대 살충제 DDT가 도입된 이후 2000년대 까지 빈대 발생 수는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빈대가 살충제, DDT를 포함해 내성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경제 발전과 생활 환경의 균일화도 빈대 급증의 원인일 수 있다. 리처드 네일러 영국 해충학자는 "사람들은 이제 연중 내내 집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그리고 빈대는 온도에 매우 민감하다"며 "따뜻할수록 더 빨리 번식하고 더 많은 알을 낳는다. 모든 것이 더 빨리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빈대는 인구가 많고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곳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아시아 대도시에서는 오랫동안 골칫거리였다.

츄 시우 와이 홍콩 중문 대학 교수는 현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빈대는 모기 다음으로 도시에서 두 번째로 많이 피를 빨아먹는 해충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해충 관리 협회의 클레멘트 탄은 회원사들의 문의가 30~50% 증가했으며 실제 처리 건수도 약 10% 증가했다고 말했다.

탄은 "싱가포르는 글로벌 교통의 중심지로 비상 계획에 대한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숙박 및 교통 회사들로부터 많은 문의를 받고 있으며, 만약 빈대가 발생하면 누구에게 연락할 수 있는지, 빈대를 처리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소셜 미디어 플랫폼 샤오홍슈에서는 서울 여행을 계획한 불안한 관광객들이 빈대에 관한 최신 상황을 묻고 여행 취소 여부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기업들도 고객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콩의 여행사 윙온트래블은 12월부터 2월까지 한국으로 떠나는 여행객 중 호텔, 버스, 식당에서 베드버그를 처음 발견한 사람에게 전액 환불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차우 양 리 교수는 "빈대가 발견됐다고 해서 세상의 종말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여행객들이 호텔 방에서 짐을 풀기 전에 침대를 확인하고 집에 돌아온 후 고온에서 옷을 세탁하는 등의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곤충학자 리처드 네일러는 해결 방안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호텔과 병원은 주름진 천 등을 피하는 등 합리적인 디자인의 침대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며 "금속 프레임 침대는 빈대가 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없어 손전등을 통해 사방을 살피기 쉽다"고 말했다.

기업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LG전자는 자사의 세탁기, 건조기, 스팀 옷장이 빈대를 죽일 수 있는 온도 조건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핀란드 스타트업인 발파스는 스마트 침대 다리로 빈대를 포착해 호텔 직원에게 이메일로 알릴 수 있다고 말한다. 영국에 본사를 둔 회사 스포타(Spotta)가 개발한 시스템은 빈대를 덫으로 유인한 다음 호텔에 경고하도록 설계됐다.

리 교수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언급하며, "취약 계층 가정에 빈대가 존재하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빈대를 지역사회의 문제로 보고 코로나19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