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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의 미래, OPEC+ 분열·미국 생산량 증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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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의 미래, OPEC+ 분열·미국 생산량 증가에 달렸다

OPEC+ 감산에도 유가가 연속 하락하고 있다. 그래픽=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OPEC+ 감산에도 유가가 연속 하락하고 있다. 그래픽=로이터
OPEC+는 지난 4일 회의에서 유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하루 22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OPEC+ 기대와 달리 유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수요 감소가 유가 하락을 자극하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69.38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94달러(4.1%) 하락하며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WTI 선물 가격이 7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7월 3일 이후 5개월 만이다.

감산 부담의 대부분을 사우디아라비아가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OPEC+의 유가 통제 노력은 글로벌 수요의 감소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계속 늘고 비OPEC+ 산유국들의 생산량도 증가하면서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하려는 OPEC+ 그룹에 계속 압력을 가해왔다.

비OPEC+ 공급은 이전 예측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시추공 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급증한 기록적인 미국 원유 생산량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9월 원유 생산량은 1323.6만 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아프리카의 가이아나는 해상에 매장된 석유가 약 80억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2025년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80만 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캐나다도 하루 평균 120만 배럴을 넘어섰고, 브라질도 일일 300만 배럴을 생산하며, 2029년까지 일일 540만 배럴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브라질은 2024년 1월부터 OPEC+ 동맹에 가입할 예정이지만, 쿼터 없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의 가입은 OPEC+의 생산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 둔화 우려로 수요가 줄고, OPEC+의 분열도 감산 결정과 유가의 향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인한 경제 제재로 감산에 소극적이고, 일부 아프리카의 회원국들도 감산에 부정적이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와 앙골라에 이어서 나머지 콩고공화국, 수단, 리비아 등의 아프리카 회원국들도 OPEC+의 감산 결정에 반대했다. 이들은 정부의 재정난으로 인한 투자 부족으로 산유량이 정체 내지 줄어든 상황에서 산유량을 더 줄이면, 재정난이 더욱 심화될까 우려해 감산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그간 단일 대오를 보였던 OPEC+그룹 전체의 합의 실패는 앞으로 유가의 향방을 결정하는 그룹의 단결에 좋은 징조가 아닐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OPEC+가 유가를 상향 안정화하기 위해 더 많은 감산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OPEC+는 회원국 사이의 감산에 대한 동의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생산량 증가로 인해 감산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시장의 전문가들은 미국의 사상 최대 석유 생산량이 OPEC+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경기 침체, 예상보다 빠른 미국 셰일 성장, OPEC+ 응집력 부족이 유가의 하방 위험을 가중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하락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에 원유 공급량을 늘려 유가를 미국 수익성 기준점 이하로 떨어뜨려야만 미국의 산유량이 줄어서 치솟는 비OPEC+ 산유량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이는 실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를 대량 생산하여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유가를 떨어뜨리는 전략은 과거에도 사용된 적이 있다. 이러한 전략은 고비용으로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나 기업들에 경제적 부담을 주어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2022년에 1214만4000배럴에 달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원유 생산량이지만, 이는 OPEC+ 회원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유가 하락으로 회원국에 경제적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미국의 수익성 기준점은 통상 60달러 선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셰일가스 기업들이 원유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을 의미하며, 원유 가격이 이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셰일가스 기업들은 원유를 생산하는 것이 경제적 이익이 되지 않아 부도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려면 여러 요인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원유 가격은 세계 경제 상황, 원유 수요와 공급, 지정학적 요인들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가격을 조절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다.

또한, 이 전략은 OPEC+와 미국 등 비OPEC+ 국가들과의 석유 전쟁을 초래할 수 있고, 이는 세계 경제에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나 EU 등 많은 국가들이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할 수 있고, 탈석유 시대가 더 빠르게 찾아올 수도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