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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MIC, DUV로 3나노 반도체 개발 도전...美 강력 반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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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MIC, DUV로 3나노 반도체 개발 도전...美 강력 반발 예상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SMIC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SMIC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이 7나노미터(㎚·10억분의 1m)에 이어 5나노, 3나노 등 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 미국 정부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 시간) 폰아레나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SMIC가 심자외선(DUV) 리소그래피 장비를 사용해 3나노급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R&D팀을 구성했으며, TSMC와 삼성전자를 거친 유명 반도체 과학자이자 이 분야 전문가인 량멍쑹 공동 CEO가 해당 R&D팀을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화웨이가 SMIC를 통해 7나노급 5G 칩인 ‘기린 9000s’를 제조하고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까지 선보인 것에 대해 충격과 불쾌감을 드러내고 중국의 7나노 반도체 제조 능력을 부정하던 미국의 국회의원과 관료들은 SMIC가 5나노~3나노급 반도체 제조까지 성공하면 더욱 맹렬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8월 말 화웨이가 기린 9000s 칩을 탑재한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발표하자 당시 중국을 방문 중이던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후 하원에서 열린 반도체법 1주년 청문회에서 “우리는 중국이 7㎚ 칩을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며 애써 부정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당시 미국 정계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SMIC가 구형 DUV 장비로 7나노급 첨단 5G 칩인 기린 9000s의 제조와 양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전까지 7나노급 이상의 고급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것으로 알려진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만 통제하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미국 정부의 판단이 틀렸음은 물론,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 전략 자체에 중대한 허점이 있었음을 증명한 꼴이었다.

SMIC는 수출 제한이 걸리지 않은 구형 DUV 장비와 리소그래피(노광) 공정을 두 번 이상 반복하는 ‘멀티패터닝’ 기술을 이용해 7나노 반도체 제조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5나노~3나노급 반도체 제조공정 개발에도 DUV 기반 멀티패터닝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는 방법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 10월 뒤늦게나마 DUV 장비까지 중국 수출을 통제하기로 결정했지만, 새로운 규제가 발효하는 것은 2024년 1월 1일부터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중국은 지난 1년간 네덜란드의 ASML을 비롯한 주요 리소그래피 장비 제조사로부터 DUV 장비를 대거 수입했다.

중국이 어떻게든 7나노 이상 고급 반도체 제조 공정에 도전하는 것은, 반도체 회로선폭이 줄어들수록 같은 면적의 웨이퍼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고, 그만큼 전력 효율이 높고 고성능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TSMC와 삼성전자는 이미 두 세대 앞선 3나노급 공정을 실용화한 상태다.

다만 폰아레나는 SMIC가 만약 DUV 공정으로 3나노급 반도체 생산에 성공하더라도 TSMC나 삼성이 만드는 3나노급 반도체와 동급 성능을 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정부가 어떻게든 SMIC의 3나노 공정 달성을 막으려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