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통계청은 29일 2023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5.05%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당초 목표치인 6%에는 미치지 못했다. 베트남의 2023년 연간 성장률은 지난 해(8.02%)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올 성장률은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2020-2021년)을 제외하면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하지만 아시아 개발은행(ADB)이 예상한 2023년 동남아시아 주요국의 평균 성장률(4.3%)은 넘어섰다. 미·중 대립 속에서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 투자는 늘었지만 중국 경제 침체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수출이 부진했다.
베트남의 10-12월 분기 성장률은 6.72%로 회복세를 보였다. 1-3월 분기(3.41%)에 바닥을 친 후 3분기 연속 개선됐다. 그러나 많은 베트남 국민들은 자국 경제의 실제 상황을 정부 발표 내용보다 더 나쁘게 보고 있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베트남의 11월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는 3개월 연속 50 아래로 떨어졌다. 생산 공장에서 고용이 회복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베트남 대기업 마산 그룹의 대니 리 CEO는 "현재 매우 힘든 사이클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식품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마산 그룹은 경기 침체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베트남 자동차 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해 23개 회원사의 신차(수입차 포함) 판매량은 30만 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약 30% 감소한 수치다.
베트남 정부는 내년 GDP 성장률을 6.0∼6.5%로 잡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와 고용 회복이 늦어지면서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6.0%, 세계은행(World Bank)은 5.5%를 각각 전망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