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은 수자원의 존재로 인류의 거주지 후보로 주목받고 있으며, 일본은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에도 참여하고 있다. 인류의 달 활동이 늘어나는 가운데 달에서의 천체 관측이 과학적으로도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달 천문대가 관측하는 대상은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 파장이 긴 50메가헤르츠 이하의 '미터파' 전파다. 지상에서는 대기와 TV, 휴대전화 등에서 나오는 전파의 영향으로 이 파장대역의 전파를 관측하기 어렵다. 달의 뒷면에서 관측할 수 있다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터파를 관측할 수 있다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하나는 별과 은하가 형성되기 전 '우주의 암흑기'에 우주 공간에 가득했던 수소의 신호를 포착해 빅뱅 등 우주론의 증거를 포착할 수 있다. 또한, 태양계 밖 행성에서 자기장의 존재를 나타내는 오로라를 포착할 가능성도 있다. 자기장은 우주에서 쏟아지는 방사선을 튕겨내는 역할을 하는데,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을 찾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연구팀은 관측을 실현하기 위해 약 5m 길이의 금속 직선형 안테나를 채택한 달 천문대 계획 'TSUKUYOMI(츠쿠요미)'를 추진하고 있다. 시금석이 되는 것은 2028~2030년 예정된 안테나 2기 발사다. 실제 달 표면에서 운용하며 망원경의 기본 설계를 확정하고, 2030년대에는 10기 이상을 배치한다. 본격적인 관측이 가능해지면서 빅뱅 등의 증거를 포착해 우주론 결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2040년대에는 100기 이상으로 늘려 관측 정밀도를 높여 우주론이 확정되는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해서는 다른 망원경과 결합된 관측이 중요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022년부터 가동한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JWST)'의 후속으로 2040년대에 차세대 우주망원경 '거주 가능한 세계 관측소(HWO)'를 가동할 예정이다. 달 천문대는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립천문대 이구치 세이 교수는 "달 표면에서 발휘할 수 있는 기능을 실증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며 "달 천문대는 우주론의 확정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 발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