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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시장 변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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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시장 변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파장

전기차 (EV) 시장을 놓고 테슬라와 중국의  BYD  간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BYD 아토3 차량 출시 행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EV) 시장을 놓고 테슬라와 중국의 BYD 간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BYD 아토3 차량 출시 행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 시장이다. 총 3억1900만 대의 자동차가 보급되었으며, 전 세계 자동차 보급량의 약 22%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신에너지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판매 비중을 20%, 2030년까지 40%, 2035년까지 50%로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10년 이상 정부의 보조금으로 폭발적 성장을 했다. 2019년 약 500여 개의 전기차 업체 등록되어 전기차를 생산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경제 둔화, 구매력 약화, 규제 강화가 동시에 일어나자 경쟁력이 취약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2023년 160여 개로 줄어들었으며, 앞으로 1~2년 안에 70% 정도가 도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23년에 전기차 판매량은 900만 대로 세계 최대 국가가 되었고, 전년보다 34.3% 증가했지만, 내면적으로 전기차 산업은 큰 고통의 과정을 거쳤다. 이런 실적은 생존을 위한 가격 할인, 더 저렴한 전기차 개발, 수출 확대 등으로 이룬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내연차 시장도 덩달아 급변했다. 2023년 판매량은 전년보다 12% 감소한 약 2100만 대에 그쳤다.

이런 중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대부분은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하거나 협력한 차량이다. 따라서, 중국 시장 수요와 가격 변동은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매출과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은 매출이 격감하자 덩달아 가격 할인과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며 상황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스타티스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BMW 글로벌 판매량의 약 33%, 폭스바겐은 약 35%, 재규어는 약 27%, 캐딜락은 약 54%를 차지한다. 혼다는 30%, 도요타와 닛산은 각각 20% 정도를 차지한다.

중국 자동차 정보 및 컨설팅 회사인 이치에(易车)가 설립한 이치에연구소에 따르면, 외국 자동차 기업들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가격을 할인했다. 2023년 9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차량당 평균 가격 할인은 3600달러로, 2021년과 2022년 평균 2000~2800달러보다 대폭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내연차 평균 할인액은 대략 4000달러를 넘어 신에너지 차량(평균 약 1390달러)보다 약 3배 정도나 더 할인했다.

하지만, 이런 할인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 유지가 어려웠다.

중국승용자동차협회(China Passenger Car Association)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4%에서 2023년 17%로 약 7%포인트 하락했다. 혼다는 할인 제공에도 2023년 10%의 판매량 감소를 겪었다. 2035년까지 중국 판매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제작하려고 하지만, 매출 감소로 투자할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 내연차 이익으로 전기차 전환 부족분을 보충하려고 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전환 자체가 어려워졌다.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없어, 중국의 변화에 적응하고 혁신해야 한다.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세계로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어 세계 무대에서도 자리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에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전기차 제조국이며,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가격 경쟁을 통해 저렴한 전기차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1위 BYD는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독일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진출에 성공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타티스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BYD의 유럽 시장 매출은 3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8년까지 연간 6.30%의 성장률과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량이 7만2000대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2024년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는 BYD 차량의 평균 가격은 4만8000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에,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기업들도 시장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2023년 중국에 전기차 10종을 출시했다.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전기차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에 924만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34.7% 증가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유럽 전기차 시장 내 전체 폭스바겐 판매 대수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을 70%,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는 5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저가 판매보다는 다른 지역으로 수출에 더 집중하거나, 저렴하고 혁신적인 전기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포드는 중국에서 특별히 개발한 ‘테리토리’ SUV 69%를 수출로 소화했고, 기아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수출량을 지난해 대비 두 배 늘렸다. 일본과 독일 브랜드들 역시 중국 내 시장을 공략하기보다는 수출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저가 판매로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는 중국 CATL과 협력해 더 저렴한 LFP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유럽 공장 건설에 나섰다. 또한, 가격 경쟁에 대비해 2만4540달러에 시작하는 시트로엥 전기 e-C3 SUV를 출시했다. 폭스바겐과 테슬라 모두 2만5000유로 가격대의 전기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자동차 시장 변화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수요와 가격, 정책과 규제는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의 전략과 경쟁력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가격 인하, 내연차 감소와 전기차 집중, 중국의 글로벌 진출에 따른 경쟁의 격화 등 복합적 변화에서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