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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자동차 기업, 자율주행 상용화 늦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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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자동차 기업, 자율주행 상용화 늦는 이유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주행 중인 크루즈 무인택시의 모습.  사진=크루즈이미지 확대보기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주행 중인 크루즈 무인택시의 모습. 사진=크루즈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들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야심 차게 추진하던 자율주행차 개발 열풍이 최근 들어 주춤한 모양새다. 몇 년 내로 운전자 없이 알아서 달리는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에 대한 각종 청사진이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관련 기업들은 본격적인 상용화를 차일피일 미루는 중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일부 기업들은 자율주행차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당초 목표 레벨을 낮추는 쪽으로 수정하는 등 방향을 틀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차 산업의 성장이 정체된 두 가지 핵심 이유로 ‘안전’과 ‘경제성’을 꼽는다. 특히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안전 문제는 “인간을 더욱 편하게”라는 목표에서 시작한 자율주행차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꼽힌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는 지난해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허가를 받고 24시간 무인 택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의 발을 밟고 지나가거나 크루즈 택시 2대가 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의 진로를 막으면서 병원 이송이 지연돼 결국 환자가 숨지는 등 각종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자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해 10월 2일에는 한 여성이 크루즈 무인 택시에 깔려 중상을 입는 일도 벌어졌다. 결국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크루즈의 무인 택시 운행 허가를 취소했으며, 크루즈도 운영 중이던 무인 택시 서비스를 중단하고 950여 대의 무인 택시를 리콜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간)에는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의 자율주행차가 교차로에서 자전거에 탄 사람을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는 사고도 있었다.

이들은 화려한 기술 발전의 이면에 묻혀 있던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 문제를 겉으로 드러낸 극히 일부 사례에 불과하다. 즉, 어중간한 기술 완성도로는 오히려 예기치 못한 사고만 일으키는 것은 물론, 자칫 제조사의 책임 문제로 번져 관련 비즈니스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결국 현재 자율주행차의 안전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주행 데이터 확보와 그로 인한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의 고도화가 꼽힌다. 즉 상용화를 뒤로 미룰 만한 충분한 시간이 답인 셈이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성이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면 ‘경제성’은 자율주행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비즈니스 생존 전략과 직결된 문제다. 그만큼 현재 자율주행차 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다.

먼저 자율주행차의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자율주행차에는 일반 유인 차량에는 없어도 되는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스테레오 카메라(Stereo Camera), 초음파 센서(Ultrasonic sensor) 등 각종 첨단 센서와 이들로부터 획득한 주변 사물, 위치 정보, 영상 정보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적절한 주행 명령을 실행하는 차량용 고성능 AI 컴퓨터, 중앙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는 고성능 통신장비 등이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당연히 차량 가격이 일반 차량의 몇 배로 껑충 뛸 수밖에 없다. 일반 소비자나 사업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드웨어뿐만이 아니다. 자율주행 기능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SW)도 꾸준히 관리하고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개선해줘야 한다. 테슬라 전기차의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FSD)’ 기능은 고작 주행 보조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월 199달러(약 25만원), 일시불로는 1만5000달러(약 2000만원)를 따로 내야 한다. 진짜 자율주행이 가능한 SW의 가격과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처럼 비싼 자율주행차를 고작 무인 택시나 시내버스 등의 사업에 투입하기에는 이윤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그냥 일반 차량에 운전사를 고용하는 게 몇 배는 경제적이고 이익이 남기 때문이다.

또한, 자율주행차의 도입은 그 자체만으로도 기존 사람이 하던 일자리를 줄인다는 부작용을 낳는다. 이는 실업자의 증가와 임금 문제, 노사 갈등 등 각종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결국 기업이나 정부의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야기할 수 있다.

결국 자율주행차의 비싼 비용을 감수하면서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찾지 못하는 이상,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뒤로 미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인 셈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