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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반기는 안정적…하반기는 상승 여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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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반기는 안정적…하반기는 상승 여지 있어”

2019년 11월24일 미국 텍사스주의 원유 펌프 잭.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11월24일 미국 텍사스주의 원유 펌프 잭.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24년 올해 유가는 상반기에는 여러 상승 요인에도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지만, 하반기에는 지정학적 갈등에다 금리 하락과 경기 회복 등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상승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유가는 서부택사스유 기준으로 최저 66.74달러(2023년 3월 17일)에서 최고 93.68달러(2023년 9월 27일)을 오가며 평균적으로 70달러대를 유지했다. IEA에 따르면, 2023년 평균 유가는 전년도보다 15% 상승하여 배럴당 75달러라고 밝혔다.
또한, IEA는 2024년 석유 공급이 전년보다 하루 150만 배럴이 증가, 1억 350만 배럴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공급이 수요보다 30만 배럴 정도 우위인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2024년 평균 석유 가격은 전년도보다 10% 하락하여 배럴당 67.5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는 15일(현지시간) 유가가 상승 요인과 상승을 견제하는 요인이 서로 맞서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 OPEC의 석유 수요 증가 전망, 미 의회 정보위원장이 밝힌 국가안보 위협 경고 같은 지정학적 요인이다.

반면에 유가 상승을 견제하는 요인은 시장에 공급 초과 상황을 만드는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원유 수요 감소를 반영한 정유업계 부진, IEA의 석유 공급 증가 전망이다.

이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며 올해 유가는 등락을 계속할 것인데, 그 요인을 하나씩 살펴보면, 우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1200만 배럴 증가해 4억3950만 배럴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260만 배럴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한 로이터 여론조사 분석가들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이는 경기 부진 우려와 소비 감소, 전략 비축유 방출, 정유업계 부진으로 재고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유가의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주 정유소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298,000배럴 감소한 1,450만 배럴, 정유소 가동률은 1.8%포인트 감소해 전체 용량의 80.6%였다. 이는 2022년 12월 겨울에 엘리엇 폭풍이 야기한 수십 개의 정유소 가동 중단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유업계가 부진한 것은 우선, 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원유 가격 변동성이 증가하여 정유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었다는 점이고, 다음으로 미국 정유 시설의 평균 가동 연수가 40년 이상으로 노후화되어 생산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정유업계는 새로운 시설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석유 수요 감소가 예상되어 정유업계 투자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의 부진은 유가 변동성에 양날의 칼과 같은 양면성을 가진다. 원유 수요 감소가 반영된 것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을 의미해 유가 하락 요인이 되지만, 원유의 생산과 정제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유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지금은 상승 억제 요인이 우세하지만, 언제든 상승 요인으로 변할 수 있다.

한편, OPEC은 2024년과 2025년에 세계 석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유가 상승을 기대했다. OPEC은 2024년에는 일일 225만 배럴, 2025년에도 일일 185만 배럴의 석유 수요 증가를 예상했다.

그러나, OPEC의 석유 수요 증가 전망은 공급 우위에 무게를 두는 IEA와 차이가 있다. IEA는 공급 우위를 전망했다. 특히, 2030년 이후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본다. 이는 OPEC의 전망과는 정반대이다. 차이는 석유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가정과 분석 방법의 차이로 해석된다.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미국 금리 인하가 하반기에 시작될 수도 있다는 전망 등 요인도 원유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로이터는 미 의회 정보위원장의 국가안보 위협 경고는 그가 관련된 중요한 정보와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안보에 실제로 위협이 존재하거나,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되어 유가의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일부 언론은 이란과 중국이 미국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이란은 핵 계획을 재개하고,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사이버 공격과 경제 전쟁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정세와 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다. 이는 유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2024년 상반기에 유가는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와 정유업계 부진은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를 반영하며, 달러 강세가 유가를 하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정학적 위험은 원유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OPEC은 석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생산량을 줄일 수 있으나, 이는 유가 상승을 촉발하기에 역부족이라고 본다.

이처럼, IEA는 2024년 상반기 평균 유가가 지난해보다 조금 낮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유가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미국의 원유 재고의 감소와 정유업계 회복이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를 완화하며, 유가를 상승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금리 인하의 시작에 따른 달러 약세는 유가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IEA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평균 석유 가격은 전년도보다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IEA는 2025년에도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전년보다 하루 130만 배럴 증가해 1억 48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았다. 수요보다 70만 배럴 정도 높은 수준으로, 여전히 공급 우위가 될 것으로 보았다.

이와 같은 예측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5년까지의 석유 수요와 공급은 전반적으로 공급 우위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다만, 예측은 시장에서 다양한 변수에 의해 변동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