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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쓰촨 신탁' 파산, '그림자 금융' 위기에 분노·불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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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쓰촨 신탁' 파산, '그림자 금융' 위기에 분노·불안 가중

중국 쓰촨성 량산이족 자치현에서 정부가 주최한 미디어 투어에서 공개한 다리 건설 현장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쓰촨성 량산이족 자치현에서 정부가 주최한 미디어 투어에서 공개한 다리 건설 현장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한때 중국 경제를 떠받치던 '그림자 금융'이 위기를 맞아 투자자들의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대략 3조달러(약 4000조원, 중국 GDP 40%)를 차지해 중국 금융 시스템에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그림자 금융은행은 규제받지 않고, 부동산, 광업 등 자금 조달이 어려운 부문에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 기관이나 상품으로 대표적인 예로 신탁이 있다. 신탁은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운영하는 금융 기관으로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며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투자자들은 신탁을 은행, 증권, 보험과 더불어 네 개의 기둥의 한 축으로 인식하며 막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그러나, 신탁 상품의 채무불이행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분노와 불안이 커지며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쓰촨 신탁은 지난 2020년 5월 200억위안(약 3조6000억원)의 투자금을 상환할 수 없다며 파산 신청을 하자 투자자들이 청두 본사에 몰려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대규모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후 쓰촨 신탁은 같은해 6월에 파산선고를 받았으나, 파산 구조조정을 희망했다. 그러나 파산 구조조정은 채권자들과의 협상과 법원의 승인이 필요한 복잡한 과정이며, 쓰촨 신탁의 경우에는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개입도 있었다.

이에 지방 정부가 지난해 쓰촨 신탁을 인수해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당시 쓰촨 신탁은 250억위안의 적자라고 주장했지만, 장부상으로 300억위안(약 5조4000억원) 이상이 적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쓰촨 신탁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그림자 은행의 투명성이 낮은데도 정부 정책을 믿고 투자해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지만, 청산 과정에 자본금의 40%에서 80%를 돌려받는 계획을 받아들여야 했다.

쓰촨 신탁과 유사한 사례로는 중즈그룹과 중룽국제신탁이 있다. 중즈그룹은 관리 자산 1조 위안(약 182조원) 이상 규모의 자산 관리 회사로, 중룽국제신탁의 대주주다. 중룽국제신탁은 중국 10대 신탁 회사 중 하나로, 개인 투자자와 기업들의 자금으로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고, 일반은행에 접근할 수 없는 회사에 대출을 해왔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최근 만기된 상품을 상환을 하지 못했고, 10여 개 이상 상품에 대한 지급도 연기한 상태다.

중국 정부는 그림자 금융의 위기를 인식하고, 2018년부터 규제를 강화해 한때 규모는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의 영향으로 그림자 금융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이후 중국 정부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그림자 금융의 관리와 감독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림자 금융 위기는 중국 경제를 악화시키고 사회적 불안감을 야기해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림자 금융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자산 감소나 손실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금을 해외로 유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국의 호황기에 부자들은 부동산, 주식 시장 또는 자산 관리 상품에 돈을 투자했다. 이 세 가지 산업이 모두 붕괴하자 돈이 경제로 흘러들지 않는 문제도 유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사태가 심상치 않음에도 더는 부실기업을 구제하거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투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 정책의 변화를 반영한다.

중앙 정부가 이를 떠안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그림자 금융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고,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려고 한다. 또한, 중국 인민은행은 통화 완화 신호를 보내고, 시장에서는 지급준비율과 금리의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