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파월 의장이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할 당시에 민주당 의원들은 인플레이션 목표치 2% 설정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를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미국이 뉴질랜드가 1988년에 도입한 물가 2% 목표치를 그대로 답습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야후파이낸스는 10일(현지 시간) “미국은 뉴질랜드보다 24년 뒤인 2012년에 2% 목표치를 설정했고, 이후 줄곧 이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민주당 측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개 발언에서 2%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도 “2% 목표치를 어느 나라가 먼저 시작했든 그것은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가 됐다”고 강조했다. 야후파이낸스는 “연준이 목표치를 3% 등으로 조정하는 것은 선거의 해에 연준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라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7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확신을 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해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그 지점에서 멀지 않았고, 그때 긴축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1년 7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상향 조정했다. ECB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조정한 것은 18년 만이다. ECB 이사회는 새 통화정책전략에서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가져가는 것이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좋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CB는 물가상승률이 '2% 바로 아래'일 때 목표치가 달성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ECB는 이미 2013년 봄 이후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ECB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때때로 목표치를 웃돌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ECB가 통화정책전략을 변경한 것은 2003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ECB는 1998년까지 2% 아래였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003년 '2% 바로 아래'로 조정한 뒤 2021년까지 유지해 왔다.
미국의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3% 상승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전월 대비 0.4% 각각 상승했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 2%(전년 대비 기준)를 달성하려면 전월 대비 상승률이 0.2%를 넘지 않는 상태가 지속돼야 한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내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연준은 통화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CPI 대신 PCE 가격지수를 준거로 삼는다. 소비자 행태 변화를 반영하는 PCE 가격지수가 CPI보다 더 정확한 인플레이션 정보를 제공한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