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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일본은행 마침내 금리인상… YCC ETF 동시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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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일본은행 마침내 금리인상… YCC ETF 동시 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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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일본은행이 마침내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YCC와 ETF도 동시 철폐했다. 뉴욕증시에서는 엔캐리 자금 대이동에 대한 비상이 걸렸다. 뉴욕증시 뿐 아니라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금값 그리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 암호화폐도 일본은행의 피벗을 예의주시하고있다.

19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를 결정했다. 그동안 일본은행은 2016년 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은행이 돈을 맡기면 -0.1%의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적용해 왔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은 2016년 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은행이 돈을 맡기면 -0.1%의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적용해 왔다.일본은행은 이번에 0.1%포인트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로써 라 일본은 이례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8년 만에 탈출하면서 다시 '금리 있는' 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일본은행은 또 대규모 금융완화를 위해 추진해 왔던 수익률곡선 제어(YCC)를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장단기 금리조작'이라고 하는 YCC는 금리 변동 폭을 설정하고 금리가 이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정책으로 2016년 9월 도입됐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한다는 방침을 고수했지만, 장기금리 변동 폭을 조금씩 확대해 왔다. 일본은행은 이어 YCC 정책을 폐지하면서 1%로 정했던 장기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없애고 금리 변동을 용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 2010년에 시작된 ETF와 REIT 매입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하면서 금융완화를 강력하게 추진한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 재임 시기에 활발하게 이뤄졌다. 일본은행이 보유 ETF의 시가는 60조6천955억엔(약 544조원)으로, 장부가(37조1천160억엔) 대비 평가이익이 23조5천794억엔(약 211조원)이었다. 일본은행은 REIT 매입을 2022년 6월 이후 중단한 상태이다.

일본은행(BOJ)의 역사적인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도 '머니무브'가 나타날지 여부가 주목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BOJ가 마이너스 금리와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 등을 철폐하면 일본계 자금이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일본 국채로 갈아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계 자금은 세계 최대 채권시장인 미국 국채시장에서 전통적으로 큰손 역할을 해왔다. BOJ의 정책 결정이 미 국채시장을 경유해 전 세계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는 이유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으로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1천382억달러로,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은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강력한 긴축 여파에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2년 가을 무렵부터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본 다음으로 미국 국채를 많이 가진 중국의 보유액은 한때 8천억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다시 늘어나는 양상이다.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미국 국채 수요가 줄어들고, 일본 주식시장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배런스닷컴에 따르면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경제 고문은 "BOJ의 금리인상이 미국 시장에 파급력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BOJ의 정책 이후에 있을 영향은 그다지 온건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이 이번에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주요국 중 이제 막 긴축을 시작한 유일한 선진국 중앙은행이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금리인상을 마치고, 인하로 돌아서고 있는 시점이다. 일본은행의 변화는 저렴한 이자로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를 해소하고, 해외자산에 대한 일본 투자자들의 선호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국채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일본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가능성에 낙관론을 유지하는 동시에 일본 경제가 수십년간 이어져 온 디플레이션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지난주에 33년 만에 가장 큰 폭인 5.3% 임금 상승 협상을 마친 점도 주된 요인이다.
일본은행이 신중하게 대응하면서 큰 폭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에서 정상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제한하고, 일본금리와 미국 및 기타 국가 금리 차가 눈에 띄게 커지는 차이는 유지함으로써 자산을 급하게 본국 송환(repatriation)할 필요성은 제한된다고 배런스닷컴은 봤다. 일본 엔화 환율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뿐 아니라 장단기 금리조작(수익률곡선통제, YCC)과 상장지수펀드(ETF) 매입도 중단했다. 물가가 2% 목표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해제 결정은 올해 춘투(노사 임금협상)의 결과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춘투에서 정해진 대기업의 임금인상률은 평균 5.28%로 1991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었고 전문가 예상보다 높았다. YCC 폐지 이후에도 금리 급등을 막기 위해 일정 규모의 국채 매입은 계속하지만 시장 흐름에 반해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위한 틀은 없앤다. 구체적으로는 장기금리 유도 목표와 1%로 설정한 상한선을 없애고 시장 흐름에 맞춰 금리 변동을 용인하는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