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재무성의 무역통계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일본산 반도체 제조 장비와 관련 부품, 평면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수출의 최소 50%가 중국으로 수출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7월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에 발맞춰 10~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로직 반도체 및 제조 장비를 우호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수출할 경우 경제산업성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9월 기준 전 세계에서 52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제조 장비를 구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이상 증가한 규모다. 특히 일본과 네덜란드에서의 수입이 급증했다. 네덜란드에는 세계 최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공급사인 ASML이 본사를 두고 있다.
다이와 연구소의 키시카와 카즈마는 “첨단 반도체용 장비를 구할 수 없는 중국 제조업체들은 범용 칩 제조로 전환하고 있다”라며 미국의 수출 규제가 일본산 범용 제조 장비 수출의 급증을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20나노급 이상 범용 반도체는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일가전제품이나이나 자동차 등 각종 산업 제품에서 대량으로 사용하는 필수재로 꼽힌다. 반도체 시장 조전문 기관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의 범용 반도체 세계 점유율은 2023년 29%에서 2027년 33%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이 범용 반도체 공급망을 장악하면 반도체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첨반도체뿐 뿐 아니라 범용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