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25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고, 해리스가 등판한 이후 바이든에게 정치자금을 주지 않았던 캘리포니아 기술계 큰손들이 해리스 지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테크계에서 우위를 보였으나 이제 다시 기술기업 지도자들과 직원들이 해리스를 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를 지원했던 일부 실리콘밸리 지도자들이 마음을 바꿔 해리스를 후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최근 해리스 캠프에 15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모금해 전달했다. 또 200명가량의 벤처캐피털리스트와 기술기업 지도급 인사들이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와 바이든 대통령 정부에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인수합병 차단 등 규제 강화로 시달려 왔다. 해리스 부통령이 기술기업 관련 정책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빅테크 등은 그가 캘리포니아주 출신이어서 누구보다 실리콘밸리를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있다.
‘매그니피슨트7(M7)’인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 등의 주가는 대선 바람을 타고 있다. 트럼프가 텔레비전 토론에서 바이든을 압도하고, 유세 중 피격을 당하면서 그의 대세론이 형성되자 일부 M7의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 수혜주로 돈이 몰리는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으로 기술주의 상승 랠리가 꺾이기도 했다.
기술주는 대표적인 ‘트럼프 피해주’로 꼽힌다. 트럼프는 재임 시절 주요 기술기업들의 독과점 구조 타파 의지를 보였고, 2020년 10월에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었다.
해리스와 트럼프는 실리콘밸리 큰손들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모금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행사에 억만장자 투자가인 톰 스타이어와 리즈 시먼즈, 첨단기술 분야 전문 투자가인 존 도어와 레이드 호프먼, 서부의 재벌가인 게티 가문 인사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해리스는 셰릴 샌드버그 전 메타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미망인 로런 파월 잡스와도 개인적인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을 중심으로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거물급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거액의 기부금을 약속했다. 트럼프 지지 대열에 대형 벤처캐피털 a16z의 마크 안드리센과 벤 호로위츠 공동 창업자, 팔란티어의 공동 창립자 조 론스데일,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 대형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의 숀 맥과이어 등이 가세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