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인권 단체들 "중국 기업은 외부 압력에 반응 없어...소통 통로 제한적"
고객 기업 통한 간접 압박 시도하나 대안 부족으로 효과 미미
고객 기업 통한 간접 압박 시도하나 대안 부족으로 효과 미미

중국 기업들은 니켈과 희토류 광물 가공뿐 아니라 전기차, 태양광 패널, 배터리, 풍력 터빈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 등 활동가들은 서구 및 북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소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국제기후권리기구의 크리스타 셰넘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우리의 접촉 시도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대응할 필요가 없는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인권 활동가들은 통상 미디어 홍보와 투자자, 소비자의 직접 압력을 통해 기업들이 환경적,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프로젝트에서 철수하도록 유도한다. 이런 전략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두 차례 성과를 거뒀다.
KPop4Planet이 이끄는 연합의 압력으로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의 알루미늄 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했고, 독일 BASF는 북말루쿠 웨다베이의 원주민 공동체를 위협하는 니켈 정제소 투자를 중단했다.
그러나 중국은 개방적인 시민사회와 언론이 부족할 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자에 대한 노출도 제한적이다. 뉴스 미디어에 대한 엄격한 통제와 소셜 미디어 검열로 기업, 소비자, 의사결정권자에게 간접 접근하는 것도 어렵다. 또한, 중국은 국제 인권단체가 자국에서 활동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 정부나 기업과의 소통이 제한된다.
미얀마 사례는 이러한 대비를 잘 보여준다.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국제 압력으로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미국 셰브론, 한국 포스코, 호주 우드사이드 등 많은 기업이 미얀마에서 철수했다. 미얀마를 위한 정의 연합의 야다나르 무앙 대변인은 "이러한 사건들은 군부를 더욱 고립시키고 국제적 지지를 박탈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남아있는 문제성 광산과 산업 프로젝트 대부분이 국가 지원을 받는 중국 기업 주도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무앙은 "미얀마에서 중국 정부는 군부와 가짜 선거를 공개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국영기업들은 군부에 자금과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캠페인 단체들은 중국 기업 고객들을 접촉해 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미얀마를 위한 정의는 미얀마 정권에 협력하는 중국 기업의 파트너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셰넘은 "중국 기업들이 우리에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니켈을 구매하는 다운스트림 기업들에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위트니스의 아이오나 스튜어트 정책 책임자는 중국산 희토류, 니켈 등 광물에 대한 대안이 충분하지 않아 이 전략이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기업이 자금을 지원하거나 운영하는 광산이 늘어남에 따라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바이벌 인터내셔널의 칼럼 러셀 아시아 보호 책임자는 "중국 기업들은 시민사회와 교류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중국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어렵지만,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고객을 통한 간접 압박이 결국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